한국, ‘러시아 전쟁’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미국 통한 우회 판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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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포병들이 러시아 군을 향해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국 정부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위해 처음으로 포탄을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이 직접 구매해 대신 전달하는 ‘우회 판매’ 방식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와 비밀리에 진행된 무기판매 합의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에 포탄을 판매해 제공한다"고 단독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155㎜ 포탄 10만을 구매한 후 우크라이나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포병 부대가 최소 몇 주 동안 치열한 전투를 치르는 데 있어서 충분한 물량이다.

이 합의를 통해 한국은 핵심 동맹국인 미국 정부를 도와주는 동시에 ‘치명적인 군사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한국의 공언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또 미국의 경우 포탄 재고량이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155㎜ 포탄 재고는 지난 8월을 기준으로 미 국방부가 우려할 정도로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미 관리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번 합의는 북한이 러시아군에 포탄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후 나온 것이여서 더욱 관심을 끈다. WSJ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통해 포탄을 제공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로 적대하는 국가에게 한국과 북한이 각각 지원하고 있다는 모양새다.

이와 별도로 주한미군은 이달 초 한국에 있는 미군 포탄 재고에서 일부를 미국에 전달하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작 태일러 대령 주한미군 대변인은 "주한미군은 장비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지원을 요청받았다"며 "우리의 작전과 동맹국인 한국 방어에 대한 약속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미 관리들도 북한과의 긴장감이 격화되고 있음에도 한국의 포탄 제공은 군사 준비태세를 약화시키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국이 북한 도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환을 제공할 경우 한국과의 관계를 파괴하겠다고 지난달 경고한 바 있다. 이번 한미 합의를 계기로 러시아가 어떤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앞서 폴란드는 지난달 한국과 58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통해 탱크, 곡사포, 로켓 발사기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용이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우리는 국제사회와 발맞춰 우크라이나에게 인도주의적, 평화적 지원을 제공했지만 치명적인 무기를 공급한 적은 없다"며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이어갈 것을 강조한 바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게 방탄복, 헬멧, 의료품 등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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