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칩 탑재하고 디스플레이 패널 개선
시장 침체 속 ‘원가절감 전략’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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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갤럭시 S22’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보다 스마트폰 ‘갤럭시 S’ 시리즈 신제품 출시를 앞당겨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경기 침체로 수축하는 상황에서 판매량을 지켜내기 위해 삼성전자가 성능은 강화하면서도 원가절감을 통해 공격적인 가격을 책정하는 전략을 전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3’을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이다. 당초 출시 일정은 내년 2월이 유력했으나 침체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원투수로 세우기 위한 내년 1월 ‘조기 등판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신제품 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아이폰’ 시리즈 최상위 모델에만 적용해온 자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을 적용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전력을 낮춰 제품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도 화면은 보다 선명해지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마찬가지로 해당 패널을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에 탑재해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가 탑재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AP는 스마트폰에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연산을 처리하는 핵심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 시리즈에 대해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을 병행 탑재해왔지만 올해에는 전량 퀄컴칩으로 출시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갤럭시 S22’에서 퀄컴 AP 비중이 75%였던 반면 갤럭시 S23에는 ‘글로벌 쉐어’로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는 글로벌 쉐어가 일부 국가를 제외한 사실상 전체 물량에 해당한다고 해석한다.
삼성전자의 ‘퀄컴 몰아주기’는 지난해 불거진 엑시노스 성능 논란을 의식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엑시노스 2200’이 수율 문제와 발열 등 논란이 있었던 점 때문일 것"이라며 "이미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에 퀄컴 AP를 주로 써 왔기에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관건은 가격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끈 ‘보복 소비’ 효과가 희석되며 고꾸라지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2억4900만대로 전망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7% 감소한 규모다.
하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분위기가 다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공세적인 가격정책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하량을 지켜내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핵심 부품 단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승부수를 던지는 셈이다. 중저가 스마트폰과 달리 플래그십 시장은 경기 영향을 덜 받는 만큼 가격을 낮추거나 전작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시해 판매량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 14’ 시리즈를 앞세워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부진한 와중에도 매출 증가세를 지켜내는 상황"이라며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