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8조원 규모 '샤힌 프로젝트' 의결 초읽기
GS칼텍스, '종합에너지기업' 목표로 올레핀 MFC 준공
SK이노베이션, 배터리·수소 주력
현대오일, HPC공장 중심 친환경 화학소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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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울산공장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정유사들이 ‘탈(脫) 석유’ 시대 진입이 본격화되자 주력 사업인 ‘정유’에서 벗어나 외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성장 산업으로 투자를 확대해 정유 의존도를 낮추면서 기업의 지속 성장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4사가 올레핀을 비롯한 석유화학 부문 투자 확대 및 친환경 에너지원 등 사업 다각화에 강드라이브를 걸었다. 그간 정유에만 실려 있던 사업 구조를 미래 성장동력원으로 옮겨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에쓰오일이 이르면 조만간 이사회를 개최, ‘샤힌 프로젝트’에 대해 최종 투자 승인(FID)할 전망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의 초대형 석유화학사업으로 규모만 최대 8조원 이상이다. 울산 에쓰오일 공장 일대에 SC&D(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6년 준공할 예정이다. 설비가 준공되면 연간 180만t 규모 에틸렌을 생산하게 된다.
이외에도 에쓰오일은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기업 아람코와 수소 공급망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사업에도 방점을 두고 관련 분야 개발에 뛰어들었다.
GS칼텍스는 사업 다각화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 제2공장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준공했다. MFC는 나프타를 비롯해 정유과정에서 나오는 액화천연가스(LPG), 석유정제가스 등을 원료로 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나프타와 석유정제가스를 원료로 활용해 수소도 부가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잰걸음이다. GS칼텍스는 전날 동서발전을 비롯해 현대글로비스, 한화솔루션, 삼성물산, 남해화학, 린데코리아, GS에너지, GS건설과 ‘CCUS 사업을 위한 기업 컨소시엄 협약’을 체결하며 CCUS 사업의 밸류체인(value chain) 확대에도 팔을 걷어 부쳤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중대형 배터리 사업, 소재사업 등을 영위하며 미래 새판 짜기에 일찌감치 돌입했다. 특히 배터리 사업 성장에 본격적인 속도를 낸 상태다. 또 그룹 수소 경제 로드맵 하에 수소 생산과 유통에도 참여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 HPC 공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HPC 공장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지난 2014년 합작해 설립한 초대형 석유화학 설비다. 연간 에틸렌 85만t, 프로필렌 50만t을 생산 가능하다.
정유업계는 "석유 수요가 2050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으나, 그렇다고 석유사업에만 의존해선 기업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며 "더욱이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요국 사이에서 탄소배출권 거래 등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지속성장을 위해서라도 수익성과 친환경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업 육성이 필요한 시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유사들의 종합 또는 친환경 에너지기업을 향한 사업 투자와 확대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