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무기 협박 악수였나…中까지 외면, EU·우크라는 휴전카드 만지작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15 15:31

G20-SUMMIT/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우방국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이 1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공개 비판’을 내놨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핵무기 사용 위협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이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우크라이나는 튼튼한 협력 관계를 강조하면서 휴전 시나리오 가늠까지 드러내는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의를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 핵 위협에 대한 인식을 같이 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 사용, 혹은 사용 위협에 대한 분명한 반대 의사를 강조했다"며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중국 외교부 역시 사후 보도자료에서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에서 핵전쟁이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이 함께 핵무기 사용 위협을 조명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 정상 발언을 크게 반겼다.

이어 푸틴 대통령을 겨냥, "이런 발언이 누구를 노린 것인지 모두가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소극적이던 중국이 다소 이례적이고 직접적인 발언을 내놨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은 그간 러시아를 직접 돕지도 않았지만 공개적인 비판도 자제해왔다. 대응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규모를 키우는 등 방식으로 러시아를 간접 지원하는 정도였다.

다만 중국은 핵무기 사용 외에는 여전히 러시아에 대한 공개 비판을 내놓지 않았다.

AFP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식량과 에너지 문제의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에 반대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AFP는 이를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산 석유 등에 가한 제재를 비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중국은 이날 러시아에 각종 불법행위 관련 배상 책임을 물리는 유엔 결의안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해당 결의안은 한국을 포함한 찬성 94표, 반대 14표로 가결됐다.

이 가운데 EU는 우크라이나 입장에 대한 지지를 거듭 강조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이사회 회의 뒤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EU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보렐 대표는 27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이 "러시아를 국제적으로 계속 고립시키는 데 합의했다"며 러시아 경제에 대한 제한적인 조처를 계속 부여한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벨라루스, 이란 등 러시아에 직·간접적으로 군사적 지원을 하는 제3국을 겨냥한 조처를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제재 확대 가능성을 경고한 셈이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승리’가 올해 빼앗긴 영토뿐 아니라 2014년 강제 합병된 크림반도 수복까지를 포함하느냐는 질문에는 "승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우크라이나가 판단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보렐 대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지금이 러시아의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의 첫 번째 세션인 식량·에너지 안보 회의에서 "지금이 러시아의 파괴적인 전쟁을 중단해야 할 시기라고 확신한다"며 "이는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 핵무기 위협을 지적하면서 "핵무기 협박에는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과 관련해선 "전쟁이 언제 끝나든 우리의 곡물 수출은 무기한 연장돼야 한다"라며 다른 항구로도 곡물 수출이 가능하도록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봉쇄했다. 이에 지난 7월 유엔과 튀르키예(터키) 중재로 곡물 수출 협정이 체결돼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흑해 3개 항구를 통한 수출이 재개됐다. 그러나 이달 19일로 곡물 수출 협정이 만료된다.

 

유엔 등이 나서 협정 연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타결이 안 된 상태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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