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8시간 연장근로제 유지되려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21 07:14

김하영 성장산업부 기자

김하영 성장산업부 기자

▲김하영 성장산업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하영 기자] "중소기업계를 위해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일몰’을 반드시 풀어야 한다. 중소기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겠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15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주52시간제 관련 8시간 추가연장근로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밝힌 말이었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는 지난해 7월부터 종사자 50인 미만 사업장에 시행된 주52시간제의 적용 부담을 일정 기간 덜어주기 위해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1주 8시간의 추가적인 연장근로를 올해 말까지 허용한 제도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중소기업 대표들도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영 악화, 납기 미준수에 따른 거래관계 단절 등과 같은 피해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중간중간 급하게 납기를 맞춰야 하는 경우에 어쩔 수 없이 근로시간 연장이 필요하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는 이런 경우를 위한 보험과 같은 제도"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노동계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가 장시간 근로시간만 고착화시킬 뿐이라며 일몰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 1주 52시간 상한제를 무력화시키고, 사실상 1주 60시간 초과근무를 합법화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국내 산업재해사고 대부분이 영세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유지는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권을 더 악화시키고, 젊은층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를 부추겨 중소기업 인력난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 KBIZ중소기업연구소의 ‘MZ세대 중소기업 취업관련 데이터(26만8329건)’ 분석 결과는 젊은 세대의 노동시간 인식을 잘 보여준다. 20∼30대 젊은 구직자들의 취업 관심사 1,2위는 ‘근무시간’(응답률 25.8%)과 ‘자기성장 가능성’(응답률 21.3%)이었다. 급여수준(17.3%)도 낮지 않았지만, 젊은층의 직장선택 우선순위가 워라밸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일몰을 막는 게 ‘시급한 발등의 불’인 점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무작정 계속 유지만을 주장하기보다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을 만들기 위한 근무여건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기업주와 노동자가 상생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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