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힘 못 쓰는 삼성·LG...“스마트폰·TV 안팔리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23 15:27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 ‘0%’ 대...TV 점유율도 화웨이에 선두 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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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네오 QLED TV’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과 TV 제품 점유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에서 선두를 기록하는 상황과 대비된다. 중국 전자업체가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내수를 장악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에 대항해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우는 수익성 우위 전략을 펼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년째 0%대 점유율에 갇혀 있다. 중국 빅데이터 기업인 매일호동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가 중국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록한 점유율은 0.8%에 불과하다. 선두인 애플이 19.4%를 차지한 데다 비보와 오포, 화웨이 등이 15%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한 상황과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한때 중국 시장에서도 선두를 달렸지만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2010년대 후반부터 지배력을 잃었다. 삼성전자가 사라진 자리는 중국 업체가 차지했다. 안드로이드 진영과 달리 자체 생태계를 갖춘 애플만 홀로 10% 후반대 점유율을 지켜내다 지난해 ‘아이폰13’ 시리즈를 앞세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하며 칼을 갈았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점유율이 반등할 기미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는 ‘갤럭시 Z’ 시리즈를 비롯한 전략 스마트폰 출시 행사도 별도로 개최하며 중국 한정판을 출시하고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이마저도 오포와 샤오미 등 중국 기업이 삼성전자보다 저렴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향후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면 시장 선점 효과도 희석될 여지가 크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꼽힌다. 중국 내에서만 연간 3억대 정도가 판매된다. 삼성전자가 부진을 이어가면서도 중국 공략에 애쓰는 이유다.

TV를 비롯한 가전제품도 비슷하다. 유독 중국에서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분위기와 딴판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DSC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프리미엄 TV 시장 선두는 화웨이다.

화웨이는 출하량 기준 20% 후반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10% 중반대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크게 앞섰다. 삼성전자는 TCL, 하이센스 등 다른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신세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TV에 주력하는 LG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로 존재감이 미미하다.

중국 전자업체들은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기업 TV 시장 점유율은 금액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2.4%포인트 늘어난 27.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업체 점유율은 48.9%로 중국에 견줘 두 배 가까이 높지만 격차는 좁혀지는 흐름이다.

업계는 중국 현지 업체가 기술력을 높인 데다 현지 유통망과 마케팅 등에 강점을 이용해 중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스마트폰과 TV 시장이 침체하는 와중에 내수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을 추격하는 형국이다.

TV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와 샤오미처럼 중국 기업은 내수에서 경쟁력을 쌓은 뒤 유럽과 북미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펼친다"며 "이에 대항하기 위해 프리미엄,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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