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통한 선박 수리 적합성 확인이 먼저" VS "시험선적으로 유효성 확인 가능"
3차 수리·시험선적에도 콜드스팟 등 문제 지속 발생…수십억 추가비용 발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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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수송선 |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보수작업이 필요한 한국형 화물창(KC-1) 적용 선박에 대한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선박 건조사의 지속적인 액화천연가스(LNG) 시험선적 요구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속적인 보수 하자에도 ‘시험선적 만으로 선박 수리의 유효성 확인이 가능하다’는 선박 건조사의 입장과 ‘선박 수리의 적합성을 확인하려면 검증이 먼저’라는 발주처의 입장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앞서 한국가스공사와 조선3사(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는 한국산 LNG 화물창 ‘KC-1’을 국책과제로 공동 개발, 설계사(KLT)를 합작 설립해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LNG선에 적용했다.
국내 조선사가 전 세계 LNG선 시장의 70%를 점유하고는 있으나, 현재까지도 LNG선의 핵심 기술인 화물창 기술은 프랑스 엔지니어링사에 예속돼 있는 상황이다. LNG선박 당 약 1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국부유출이 지속되고 있어 화물창의 국산화는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KC-1을 적용한 선박이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두 번의 운항에서 LNG 화물창 내 결빙현상인 콜드스팟(Cold Spot) 결함이 발생해 운항 중지에 이르게 됐다.
콜드스팟은 화물창 내 초저온 상태의 LNG로 선체온도가 정상기준보다 낮아지는 현상이다. 콜드스팟이 나타나면 선체 외판(외부철판)의 강도를 약화시켜 자칫 침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후 선박 건조사(삼성중공업)는 3차 수리 후 LNG 시험선적을 진행했고, 올해 보완수리 후 4차 시험선적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제는 3차에 거친 선박 수리와 LNG 시험선적이 진행됐으나, 시공 및 수리 하자로 인해 콜드스팟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선박 건조사는 유리섬유(Glass Wool) 채움이 불량할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을 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4차 시험선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시험선적에서 콜드스팟 및 아이싱(Icing) 현상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 올해 상반기 합동 점검을 시행한 결과, LNG 화물창 단열성능 저해 및 콜드스팟의 원인이 되는 유리섬유 채움 불량이 여러 곳에서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조사는 3차 시험선적 후 유리섬유 채움 불량이 발견된 화물창 하단 모서리만 수리했고, 이와 유사한 구조로 유리섬유 채움이 불량할 것으로 추정되는 화물창 나머지 모서리 부분를 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만 수리(화물창 하단 모서리, Liquid Dome)한 상태에서 4차 시험선적을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선박운영사인 SK해운 또한 3차 시험선적 이후 ‘실제 수리 된 것이 없다’고 토로하며 수리에 대한 유효성 검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는 앞서 3차에 걸친 시험선적 비용 65억 원을 우선 부담한 상태다. 4차 시험선적에서도 약 72억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할 예정이다.
이처럼 LNG 시험선적에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만약 4차 시험선적 후 또 다시 콜드스팟이 발생할 경우 큰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가스공사는 선박 건조사와 설계사를 상대로 수리결과 및 콜드스팟 재발가능성 분석자료, 선적시험 중 콜드스팟 발생 시 대처방안 등을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에도 건조사와 설계사와 수리에 대한 유효성 검증 결과를 보내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공사와 선박운영사는 시험선적에 앞서 수리에 대한 유효성 검증을 요청했지만 건조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유효성 검증에 적합한 의견을 보내오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건조사는 ‘관련사 회의 시 협의됐고, 시험선적으로만 수리의 유효성을 확인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시험선적 기간 중 선급에서 발행한 운항증서로 운항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조속한 4차 시험선적 실시만을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계사와 건조사의 자료 준비기간을 고려해 현재 시험선적 잠정 예정일은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선박 수리에 대한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시험선적만을 고집하는 건조사에 주장에 매우 유감"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공식적인 검증자료 확인과 관계사 공동 수리 유효성 검증을 통한 LNG 시험선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력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youn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