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비만이 성병 헤르페스를 억제하는 메커니즘 규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06 13:58

-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 나쁘기만 할 것 같은 비만이 되려 성병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메컨키즘 규명
- 비만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고, 바이러스 예방을 할 수 있는 보조제 또는 치료제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

카이스트 이흥규 교수 연구팀

▲ KAIST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왼쪽), 박장현 박사 (사진=카이스트)

[에너지경제신문 송기우 에디터] 국내 연구진이 성병을 일으키는 2형 헤르페스 감염에 대해 비만인 암컷 생쥐가 더 높은 저항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밝혔다. 나쁘기만 할 것 같은 비만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역설적인 현상을 관찰한 것이다.

카이스트(총장 이광형)는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비만이 여성 생식기를 통한 단순 2형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type 2) 감염에 대해 저항성을 강화하는 현상을 발견했으며, 그 메커니즘을 규명했음을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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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 시 질 내 공생미생물과 감마델타 T세포 상호 작용을 통한 항헤르페스 면역반응 강화 메커니즘
비만 시 질 내 공생미생물의 조성이 변화하게 되는데, 이 중에는 장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균들이 증가함. 변화한 공생미생물들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르기닌을 다량 생산함.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 감마델타 T세포들이 유입되는데,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 의해 기능이 저하됨. 하지만, 아르기닌이 질산을 통해 산소 센서인 HIF1A를 억제하여 산소가 충분하다고 착각하게끔 위정상산소 상태로 만들어서 감마델타 T세포들이 NKG2D 수용체를 활성화하여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죽인다는 사실을 발견함. 이를 통해 여성 생식기를 통한 2형 헤르페스 감염 시 비만인 암컷 생쥐들이 더 높은 저항성을 보여 바이러스를 초기부터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음.

비만은 종양 등 각종 질병에 대해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성 생식기를 통한 2형 헤르페스 감염 시 질 내 공생미생물과 감마델타 T세포의 상호작용을 통해 바이러스에 저항성이 생긴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발견했다.

여성의 생식기 내에는 젖산균을 포함한 공생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비만인 여성은 마른 여성과는 질 내 공생미생물의 조성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구팀은 비만인 암컷 생쥐의 질 내에는 장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균들이 섞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장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는 비만 암컷 생쥐의 질 내에 유입된 균들이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르기닌을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아르기닌이 바이러스 초기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어서 아르기닌이 질 내의 감마델타 T 세포의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을 강화하고, 적응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는 시기보다 이른 시기에 바이러스 감염과 전파를 이미 억제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를 주도한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이 특정 감염 질병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앞으로 비만인 환자들의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에 참고가 될 것이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분자 메커니즘을 응용해 항바이러스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비만이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현상을 발견하고 그 메커니즘을 규명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박장현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지난 11월 8일 字 게재됐다.

※ 논문정보

- 논문명 : Obesity enhances antiviral immunity in the genital mucosa through a microbiota-mediated effect on γδ T cells

- 저널명 : Cell Reports

- DOI : https://doi.org/10.1016/j.celrep.2022.111594

- 키워드 : Herpes Simplex Virus 2(2형 헤르페스), obesity(비만), γδ T cell(감마델타 티 셀), microbiota(공생미생물), hypoxia(저산소)

- 저 자 : 이흥규 교수(교신저자/카이스트), 박장현 박사(제1저자/카이스트), 강인 박사과정(2저자/카이스트), 김현철 박사과정(3저자/카이스트), 이영훈(4저자/카이스트), 이성기(5저자/건양대병원)

그림 2. 비만이 항헤르페스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메커니즘 규명

▲ 비만이 항헤르페스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메커니즘 규명
가. 질을 통한 2형 헤르페스 감염 시 비만인 생쥐(고지방식이)가 마른 생쥐(정상식이)에 비해 더 오래 생존함.
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병변 비교 시 비만인 생쥐가 더 낮은 병변을 보임.
다. 질 세척액에서 바이러스 역가 측정 시 비만인 생쥐들에서 바이러스가 더 빨리 많이 제거된 것을 관찰할 수 있음.
라. 비만 시 감마델타 T세포(빨강)가 바이러스 감염된 세포(초록) 근처에 증가하는 것을 관찰.
마. 바이러스 감염 시 비만인 쥐들이 더 많은 감마델타 T세포 수를 보이는 것을 관찰.
바. 무균 마우스에 마른 쥐의 질내 공생미생물을 이식한 그룹(마른 쥐->무균 쥐)보다 비만인 쥐의 질내 공생미생물을 이식한 그룹(비만 쥐->무균 쥐)이 바이러스 감염 시 더 높은 생존률을 보임.
사. 마찬가지로, 비만 쥐의 질내 공생미생물을 이식한 그룹이 더 낮은 병변을 보임.
아. 비만 쥐의 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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