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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에서 한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연합뉴스 |
14일 서울시교육청 등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A군은 지난 12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마포구 한 숙박업소에서 어머니의 실종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
A군은 당일 오후 7시께 홀로 투숙해 화장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측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 의사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유족에 따르면, A군은 참사 당시 현장에서 의식을 잃었다가 누군가 얼굴에 물을 뿌려줘 정신을 차렸다.
혈액 등 검사 결과를 보면 위독한 상태까지 갔지만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그러나 함께 간 친구 2명은 사고 현장에서 떠나보냈다.
A군은 치료 뒤 교내 심리상담과 함께 매주 두 차례 정신과 상담치료를 받으면서 일상에 복귀하고 있었다.
A군 작은아버지는 빈소에서 "참사 당시에는 살았지만, 이후 지켜주지 못했다는 가족의 자책감이 가장 큰 상황"이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오늘이 그동안 받은 심리치료의 종합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고 한다"며 "상담사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했고, 실제로 충격에서 점점 회복해가는 모습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인들은 A군이 평소 밝은 성격으로 주변을 잘 챙겨 인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교복을 입고 조문한 한 중학생은 "평소 친하게 지내면서 축하나 위로할 일을 챙겨주던 오빠였다"며 "친구들을 잃은 뒤에도 자기 모습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면서 밝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사고를 겪은 이후 A군은 인스타그램에 먼저 떠난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 삶에 대한 의지를 기록했다.
세상을 떠나던 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며 남긴 마지막 글에는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그곳에서는 친구들과 행복해라", "미리 눈치채지 못해 미안하다" 등 친구들 추모 글이 달렸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희생자가 발생한 학교에서 특별상담실을 운영했고, 최근부터는 트라우마 치료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국가트라우마센터, 교육부 등과 협업해 상담이 필요한 학생·학부모·교직원을 계속 찾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부상을 입었다가 회복 중인 학생은 이날 현재 5명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부상 학생 외에도 참사 목격자와 인근 학교 학생, SNS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참사를 접한 학생, 교직원과 학부모 등 다양한 상황에서 트라우마를 겪게 된 이들의 심리치료를 돕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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