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상장사 4곳 그쳐...'대어급'은 LG엔솔 유일
올해 일정 미룬 대어들 내년 상장 예정...NH투자 주관 가장 많아
"고금리 따른 기업들의 자금 사정 악화...내년도 한파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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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현장.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증권업계에서 오는 2023년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업황 악화 여파로 다수 상장예정기업들이 상장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했기 때문이다. 특히 SK쉴더스·현대오일뱅크 등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대어급’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있으며, 이들의 상장을 주관하는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의 투자금융(IB) 부문 실적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 이미 악화된 매크로 환경의 영향으로 내년 IPO 시장도 큰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바이오노트가 오는 22일 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한다. 이로써 스팩·리츠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는 올해 4개사로 늘게 됐다. 하지만 이는 작년(15개)에 비해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대어급으로 한정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고 사실상 ‘전멸’이다. 작년 말만 해도 올해 ‘사상 최대급’ IPO 잔치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기에 시장에 부는 바람이 더욱 차갑게 느껴진다.
올해 IPO 시장의 부진은 연내 계속된 인플레이션과 기준 금리의 상승으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급격히 식었기 때문이다. 투심 저하로 작년과 같은 공모주 흥행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이미 상장 승인을 받은 대어급 IPO들의 상장 철회 및 연기가 속출했다.
실제로 지난 8월 22일 상장한 쏘카의 경우 오랜만에 등장한 대어급 IPO딜로 주목받았지만,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 2만8000원, 기업가치 9000억원대로 흥행에 실패, 오히려 대어급 타이틀을 잃게 돼버렸다. 이런 수요예측 흥행 부진을 경계한 SK쉴더스·컬리·오아시스마켓 등 다른 대어급들도 줄줄이 상장 일정을 연기해 훗날을 기약했다.
◇ 올해 상장 미룬 ‘대어급’ IPO 내년 대거 등장할 듯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IPO 시장이 작년 호황에 대한 기저효과로 빛이 바랬듯, 내년은 반대로 흥행 부활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올해 상장을 철회·연기한 기업들이 내년 시장에 돌아올 것으로 기대돼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023년~2024년도 대기하고 있는 대형 IPO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서울보증보험, 11번가, LG CNS, SSG, 현대엔지니어링,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IPO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시장에 알려진 회사가 10여개 이상 된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NH투자증권은 내년 수많은 대어급 상장사의 주관을 맡은 상태다. 삼성증권과 함께 공동 주관하게 되는 케이뱅크는 원래 올 연말까지 코스피 상장 예정이었으나, IPO 한파 및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으로 공모 시점을 내년 1분기로 미룬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주요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내년 1월 상장이 목표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 외에도 SK쉴더스, 원스토어, 컬리, 교보생명보험, 현대오일뱅크 등 올해 상장 일정을 연기한 수많은 대어급 상장사의 주관사에 아직도 이름을 올리고 있어, 내년도 IPO 주관 성과 업계 1위를 노리는 중이다. 이들 대어급의 예상 기업가치 총합은 약 20조원 내외로 추산된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도 내년 IPO 시장 기대감이 높다. 미래에셋증권은 SSG닷컴, CJ올리브영, 스마트스터디, 와디즈의 상장을 주관할 예정이다. KB증권은 SK쉴더스,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NH투자증권과 공동 주관하게 된다. 이외에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무신사, 티몬 등 다수 유명기업이 상장 일정을 놓고 고심 중이다.
반면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높아진 금리와 어려워진 기업들의 자금 상황을 보면, 2023년도 올해와 같은 대어급 IPO ‘가뭄’이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견해다.
한 대형 증권사 IPO 담당자는 "높아진 금리환경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디폴트리스크 증가 및 자금경색 현상 등을 감안하면, 2023년 중 이러한 대형 IPO가 진행되기에는 용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오히려 대형 IPO딜이 매우 적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