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황 뒤집힌 뒤 어땠길래...숨기는 러시아, 우크라 전쟁에 北 무기 용병 끌어썼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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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집단 와그너 그룹 소유주 예브게네프 프리고진.A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이 국제 사회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러시아 병력 부족 해소의 한축을 담당하는데다 미국 정부가 북한이 무기를 공급한 대상으로 지목하기까지 하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은 지난달에 와그너 그룹이 사용할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며 "와그너 그룹에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다만 인도한 무기 규모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이 전달한 무기의 규모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북한이 추가로 군사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함께 안보리에서 북한의 대북 결의 위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서 "와그너 그룹에 대한 무기 인도를 북한은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무기와 탄약이 부족한 러시아에 북한이 무기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지난달에는 북한이 러시아에 상당량의 포탄을 중동 혹은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것으로 위장해 공급한 정보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커비 조정관은 와그너 그룹 무기 판매는 러시아 정부에 공급된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갈수록 와그너 그룹에 더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와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매달 1억 달러가 넘은 돈을 써 우크라이나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지만,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감옥에서 죄수를 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와그너그룹이 현재 우크라이나에 계약직 1만명과 죄수 4만명 등 5만명을 배치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면서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전투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커비 조정관은 와그너그룹 위상이 높아져 이제는 러시아군 장교들이 와그너그룹의 명령을 받는 경우도 있다면서 "와그너그룹이 러시아 군 및 다른 부처와 경쟁하는 권력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와그너그룹이 대두하게 된 배경으로는 러시아의 병력 부족 문제가 꼽힌다.

독일 DPA통신·미국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이날 하루에만 러시아군 660명을 제거(eliminate)함으로써 2월 24일 전쟁 발발 이후 제거된 러시아군은 총 10만 400명이 됐다고 밝혔다.

DPA통신은 현지 독립 매체 등에 따르면 이 수치는 전사했거나 전투 중 중상을 입고 군을 떠난 러시아군의 숫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9월 러시아군이 부분 동원령 발동으로 충원한 예비군 병력 30만명도 병력 손실을 채우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실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현재 러시아 내 교도소 수감자 수는 예비역 부분 동원령 이후 2개월 만에 2만 3000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감형 등 조건으로 와그너그룹에 포섭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병력 피해 현황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9월 기준 전사자 수가 5937명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9월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반격을 받은 만큼 전사자 수가 크게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군은 매일 우크라이나군에 얼마나 피해를 줬는지 ‘성과’를 홍보하지만 자국군 사상자 수는 공개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와그너그룹은 무기 공급에 관한 미국 발표를 부인했다.

와그너 그룹 소유주 예브게네프 프리고진은 성명을 통해 "모두가 알다시피 북한은 오랜 시간 동안 러시아에 어떤 무기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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