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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해외 체류 후 귀국한 뒤 뇌수막염 증상이 나타나 응급이송된 환자의 검체에 대해 원인병원체 확인 검사를 한 결과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확인됐다.
이 환자는 태국에 4개월간 체류한 50대 남성으로, 지난 10일 귀국 당일부터 증상이 시작돼 다음 날인 11일 응급실로 이송됐고, 10일 후인 지난 21일 사망했다.
질병청은 아메바성 뇌염 원인병원체 3종류의 원충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를 검출했다. 분석결과 기존에 해외에서 보고된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분석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 서열과 99.6% 일치하는 것을 확인됐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전 세계 호수, 강과 온천 등 민물과 토양에서 발견되며 따뜻한 환경을 좋아하는 자유 생활 아메바의 일종이다.
과거 1937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최초로 보고됐다. 이후 2018년까지 전 세계에서 파울러자유아베마 감염에 의한 원발성 아메바뇌염 사례는 총 381건 보고됐다.
미국에서는 1962∼2021년 사이 154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아시아에서도 파키스탄(41건), 인도(26건), 중국(6건), 일본(2건) 등에서 발생이 확인됐다.
태국의 경우 지난해 1건을 포함해 지난 40년간 외국인 여행자 등 총 17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으며, 태국 중부 지역(43.8%), 북동부(31.3%), 동부(25%)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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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질병예방센터(CDC)가 제작한 파울러자유아메바 생활사. |
이 아메바는 주로 호수나 강에서 수영·레저를 할 때 코를 통해 들어와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한다. 또 코 세척기를 통해 오염된 물을 사용할 경우 감염될 수도 있다.
여름철 수온이 많이 올라가 있을 때가 위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람간 전파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 후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로, 초기에는 두통, 정신 혼미, 후각 및 상기도 증상이 나타났다가 점차 심한 두통과 발열, 구토와 경부 경직이 이어지고 혼수상태를 거쳐 사망에 이른다.
뇌척수액과 뇌조직에서 현미경을 통해 직접 아메바를 관찰하거나 실험실 배양에 의존하는 탓에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기도 하는데, 최근엔 유전자 검사 도입으로 진단이 빨라지고 검출률이 높아졌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이 최초 사례다. 과거 가시아메바와 발라무시아에 의한 아메바성 뇌수막염 사례가 보고된 적은 있다. 다만, 2017년 전국 상수원 조사 당시 52개 중 6개 지점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되는 등 우리나라에서도 존재 가능성이 보고된 바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파울러자유아메바의 감염예방을 위해 파울러자유아메바 발생이 보고된 지역을 여행할 때 수영 및 레저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