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새해 벽두부터 심상찮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27 18:00

1월1일부터 콜라·빙과류·치약 가격인상

휠라·반스·아디다스 신발도 줄인상 가세



전기·가스·지하철요금도 1분기 인상 예고

에너지가격 제품 자극 '도미노 인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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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2023년을 코 앞에 두고 새해 물가인상 움직임이 심상찮다.

식료품과 공산품 등 일부 소비재의 가격이 기다렸다는 듯이 오르는데다 일찍 찾아온 설 명절도 편승할 가능성이 높아 서민들은 새해 벽두부터 허리띠 졸라매기를 걱정할 판이다.

더욱이 내년 1분기 중에 전기·가스 등 에너지 관련 공공요금까지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국제 에너지가격의 안정세와는 달리 국내 물가 상승폭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27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새해 1월 1일부터 주요 식품·생활용품·패션업체들이 줄지어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먼저, 1월 1일부터 패스트푸드의 단짝 메뉴인 콜라 제품 가격이 일제히 오른다. 코카콜라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 캔(355m㎖), 코카콜라제로(355㎖) 캔 가격을 나란히 1900원, 2000원으로 5.2% 인상한다.

롯데칠성음료도 편의점 판매 기준 펩시콜라(355㎖), 펩시 제로슈거(355㎖) 가격을 1700원에서 1900원으로 11.8% 올린다.

인기 식품도 가세한다. 해태제과는 편의점 판매 기준 고향만두(415g)를 4800원에서 5300원으로 8.3% 상향 조정하고, 빙그레도 슈퍼콘·붕어싸만코·빵또아·투게더 등 일부 빙과류 제품 가격을 10~12% 인상한다.

오뚜기 역시 1일부터 잡채 등에 주로 쓰이는 자른당면(500g) 가격을 7800원에서 9400원으로 20.5% 대폭 올린다.

생활용품 가격도 동반상승한다. LG생활건강은 편의점 기준 세제·샴푸·치약 등 생필품 8종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특히, ‘테크’ 가루세제(750g)는 5500원에서 6500원으로 18% 뛴다.

먹는 제품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유명 패션업체들이 운동화·의류 등 일부 제품의 소비자 가격을 입을 맞춘 듯 새해 첫날부터 올린다.

휠라코리아가 운영하는 케즈(Keds)는 1일 챔피온 캠버스를 포함한 운동화 총 10종의 소비자 가격을 1만원씩 올리며, 스트릿 패션 브랜드 반스(Vans)도 올드스쿨 등 대표모델 일부 상품의 가격을 최대 14% 인상에 합류한다.

아디다스는 니짜 트레포일·갤럭시6·퀘스타 등 특정 모델 제품을 최대 16% 인상하고, 미국 랄프 로렌의 대표 브랜드 폴로 랄프로렌 역시 1월 2일 커스텀핏 옥스퍼드 셔츠 등 일부 상품 가격을 상향조정한다.

이같은 국민들 소비생활과 밀접한 일부 제품의 새해 첫날 인상 행진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전기·가스 요금과 대중교통비 등 공공서비스 가격도 대폭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서민경제에 물가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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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서울의 한 주택가 전기 계량기. 사진=연합


특히, 전기·가스 요금 등 에너지 비용 상승은 가계 범위를 넘어 제조업·서비스업 등 기업의 생산·운영 비용 증가로 직결될 수밖에 없어 ‘물가 인상 도미노 현상’마저 우려된다.

에너지 서비스 가격 인상은 이르면 이번 주 인상 폭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산업자원통상부와 한국전력은 내년 전기요금 기준 연료비 인상 범위를 올해 인상분 19.3원의 약 2.7배인 1킬로와트시(㎾h)당 51.6원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가스 가격도 1메가줄(MJ)당 8.4원 올리거나 최대 10.4원 인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추진 방침대로 관철된다면 월평균 2000MJ 수준인 4인 가구 기준 에너지 비용은 최대 2만800원 추가 부담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도 2019년 5865억원에서 지난해 9644억원까지 적자 규모가 불어나면서 도시철도(지하철) 이용가격 조정(인상)을 서두르고 있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 무임수송 손실 지원분이 제외된 데다 2015년 이후 서울지하철요금의 8년째 동결 상태, 서울교통공사의 손실 급증 등을 고려해 지하철 요금을 기존 대비 100~200원 더 올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7월 6.3%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8월 5.7% △9월 5.6% △10월 5.7% △11월 5.0%로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 최근 정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올해(5.1%)보다 1.5%포인트 낮은 3.5%로 예측하면서도 전망치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즉, 국제유가 인하 등 물가 상승압박이 줄어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자재가격 변동 △공공요금 인상 △원·달러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등 부정적 변수가 많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새해 연초부터 물가 상승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내년 경기 전망마저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전문가들은 민간기업들의 고물가에 기댄 가격 인상 자제를 권고하는 한편, 정부의 능동적인 인상억제 정책을 주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민간 경제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물가 안정을 위한 대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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