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사진=EPA/연합) |
연합뉴스에 따르면 휴가를 마치고 2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 복귀한 바이든 대통령은 헬리콥터에서 내려 백악관으로 들어가는 길에 기자단으로부터 ‘지금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No)"라고 짧게 답했다.
이 질문은 이 날짜로 보도된 윤석열 대통령의 조선일보 인터뷰와 관련된 것으로,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실효적 확장 억제를 위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니다"라고만 말하고 더 설명하지 않아 그가 어떤 핵 연습을 염두에 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두 대통령의 발언이 상충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양국 정부가 해명에 나섰다.
종합해보면 윤 대통령은 북핵 대응을 위한 공동기획(Joint Planning)과 공동연습(Joint Exercise)을 언급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핵보유국이 함께하는 ‘공동 핵 연습(Joint Nuclear Exercises)’으로 생각해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한미 정상이 핵에 대한 공동훈련을 놓고 엇갈린 대답을 한 상황을 조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무기 사용을 저지하는 방안을 한국과 논의 중"이라며 "한국은 핵 비(非) 보유국이기 때문에 양국은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이어 "양국 정상은 작년 캄보디아 회담 이후 각 팀에게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효과적이고 조율된 대응을 계획하라고 지시했다"며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에 전념하고 있으며 미국의 모든 방어 역량을 동원해 한국에 확정억제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양국 간의 논의가 "정보 공유, 공동 기획,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테이블탑 연습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테이블탑 연습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는 미정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테이블탑 연습은 도상훈련이나 토의식 연습으로도 번역되며 ‘탁상’이라는 표현대로 실제 현장에서 군부대가 기동하지는 않는 일종의 모의 훈련이다.
한국의 대통령실도 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미 양국은 북핵 대응을 위해 미국 보유 핵 전력 자산의 운용에 관한 정보 공유, 공동 기획, 이에 따른 공동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로이터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는지’ 물으니 당연히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공동 핵 연습은 핵보유국들 사이에서 가능한 용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핵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핵전쟁 연습 자체를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