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만이 살길"…자산운용사, 조직 재정비·상품 발굴 ‘총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0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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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증시 부진에도 인력 영입과 조직 확대 등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ETF 규모가 꾸준하게 커졌고, 올해도 시장성장이 예상되면서 운용사들의 격전지로 부상한 것이다.

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작년 말 기준 ETF 순자산은 32조9505억원, 시장점유율은 42.0%로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ETF사업부문장에 글로벌ETF를 담당했던 김영준 상무를 선임했다. 미국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 등 글로벌 운용사와 협업해 해외 시장 점유율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이들의 ETF 순자산(작년 말)은 29조5674억원, 시장 점유율은 37.7%다. 미래에셋운용도 2위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케팅부문 대표급 순환배치와 승진 인사를 통해 ETF 역량과 시너지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미래에셋운용은 특히 해외 테마형 ETF에 주력한다. 미래에셋운용은 2018년 전 세계 ETF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ETF 운용사 글로벌엑스(GlobalX)를 인수했고, 지난해 6월에는 호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ETF 시큐리티스’(현 Global X Australia)를 인수하기도 했다.

KB자산운용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말 순자산 6조9654억원으로, 점유율 8.9%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5조9287억원)보다 17.5%(1조367억원) 급증한 수준이다. KB자산운용도 글로벌운용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투자수요에 맞는 상품을 출시하는데 박차를 가할 계힉이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직접 나서 상장지수펀드(ETF) 조직을 대폭 확대 및 격상시키는 조직개편을 단행, 승부수를 띄웠다. 이에 기존 최고투자임원(CIO) 산하 본부 조직은 기존 5개에서 8개로 확대했다.

기존 멀티전략본부 내에 있던 ETF운용부와 ETF상품전략부를 떼어내 본부로 격상시켰다. 배 대표는 자산운용업의 역량이 운용에서 상품개발과 마케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CIO 산하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ETF브랜드명도 ‘ACE’로 일괄 변경한 상태다.

NH아문디자산운용도 지난해 말 ETF 조직을 개편했다. 주식운용부문에 속했던 패시브솔루션본부 내 ETF 팀을 분리해 ETF투자본부를 신설했다. ETF 팀이 본부로 격상한 셈이다. 이와 동시에 김현빈 ETF전략팀장이 ETF투자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기존 ETF 전략팀과 운용팀에 더해 신설된 ETF상품리서치팀까지 함께 이끌게 됐다.

자산운용사들이 ETF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꾸준한 성장성’ 때문이다.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8개사에서 23개사로 5곳이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ETF 시장 순자산총액도 78조5116억원으로 전년 동기(73조9675억원) 대비 6.1% 증가했다. 상장 종목 수는 666개로 전년(533개) 대비 24.9% 급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ETF 자산총액 비중은 4.4%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했고,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대비 ETF 거래대금 규모는 32.8%로 8.9%포인트 급증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 부진 속에서도 ETF 시장은 안정적인 상품 투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미래먹거리로 평가 받는다"며 "앞으로 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발굴 및 출시하고, 다양한 마케팅을 활용해 고객 확보에 치열한 경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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