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푸틴 ‘일시휴전’ 밀었지만 미독 경량탱크 지원 발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06 10:46
Russian President Putin meets with Karachay-Cherkessia Head Temrezov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명령한 일시적 휴전에도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를 ‘속임수’라고 일축하며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로이터, AFP 통신 등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심야 연설을 통해 푸틴 대통령 휴전 명령 진정성을 일축했다.

그는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진군을 중단시키고 (그들의) 인력과 무기를 추가로 들여오고, 우리 진지 좀 더 가까이에 병사들을 동원하기 위한 ‘위장술’로 (정교회) 크리스마스를 이용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하고 크리스마스 휴일을 기념해 달라고 촉구한 이후, 푸틴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일시 휴전을 발표했다.

정교회는 개신교, 가톨릭 성탄절보다 13일 늦은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한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오는 6일 정오부터 7일 자정까지 36시간 일시적인 휴전을 자국 군인들에게 명령한 것이다.

비록 시한부라도 러시아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면적인 휴전을 군에 명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인들을 겨냥한 듯 주로 러시아어로 한 이날 연설에서 "그것(휴전)으로 그들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전체적인 손실이 증가할 뿐"이라며 "전쟁은 당신들의 군대가 떠나거나 우리가 그들을 쫓아낼 때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들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는 지난달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에도 병원과 유치원, 교회를 폭격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며 "그(푸틴)는 단지 숨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푸틴의 휴전 명령을 ‘부정적’(cynical)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발표 배후의 의도를 우리는 거의 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푸틴은 자신이 평화를 원하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세계를 기만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휴전 명령이 전쟁의 흐름을 바꿀 것 같지 않다"며 "러시아가 평화에 대해, 종전에 대해 진정 진지하다면 우크라이나의 영토에서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도 푸틴 대통령 휴전 명령을 냉소했다.

클리버리 장관은 러시아의 휴전은 "평화 전망을 진전시키는 것과 무관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영구적으로 군대를 철수하고, 우크라이나 영토의 불법 통제를 포기하며, 무고한 민간인을 상대로 한 야만적인 공격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미국은 이날 독일 정부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경량급 탱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전화 통화 직후 공동 언론성명을 내고 미국은 브래들리 장갑차를, 독일은 마더 장갑차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보병 수송 등에 사용되는 브래들리 장갑차는 25mm 기관포와 토(TOW) 대전차 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있어 경량 탱크급 전투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성명은 이들 장갑차의 지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브래들리 장갑차 50대가 지원된다는 복수의 미 당국자 발언을 보도했다.

로이터는 장갑차 제공이 6일 공식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는 대 우크라이나 28억 달러(3조 5700억 원) 추가 무기 지원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지원에 우크라이나가 요구해온 M1 에이브럼스 전차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어 성명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지속적인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안해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방공 능력에 대한 긴급한 요구사항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지난달 말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포대 지원을 발표했고, 독일은 미국과 함께 추가적인 패트리엇 포대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주권과 독립에 대한 지지와 함께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우크라이나 국민과의 확고한 연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재정적·인도적·군사적·외교적 지원을 지속해서 제공할 것이란 공통 결의를 표명했다"고 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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