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이번주 5007억원 순매수...기관은 ‘팔자’
개인, 2821억원어치 순매도...주가는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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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내 전시장의 간판 아래를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연합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이번주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매매 패턴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 어닝쇼크에도 메모리 감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투자자는 순매수를 이어간 반면 기관투자자와 개인은 주식을 팔아치웠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새해 첫 거래일인 이달 2일 5만5500원에서 6일 5만9000원으로 6.3%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로 어닝쇼크를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오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작년 4분기 영업이익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대를 하회한 것은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8년여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5% 줄어든 70조원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등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메모리 사업 수요 부진과 스마트폰 판매 둔화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수요 약세로 스마트폰 매출이 감소했고, 가전사업의 경우 시장 수요 부진, 원가 부담이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그럼에도 외국인은 오히려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번주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5007억원어치 사들였다. 이어 KB금융(894억원), 하나금융지주(802억원), 신한지주(669억원) 등 금융주도 비중을 늘렸다. 이와 달리 기관과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2268억원, 2821억원 팔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 실적부진을 계기로 메모리 업황 개선을 위한 공급 전략 수정, 즉 메모리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기대감이 외국인 순매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업황이 악화되면서 글로벌 업체들은 속속 감산과 투자 축소를 결정했지만,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메모리 감산은 없고 투자도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공급조절 계획 수정을 위한 필요조건인 실적부진은 이번 4분기 실적으로 확실히 확인됐다"며 "남은 건 충분조건인 ‘경쟁사의 투자축소’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만일 SK하이닉스가 극도로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투자계획을 유지하는 선택을 할 경우, 선두업체는 의도적인 공급 확대 신호를 한두차례 더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공급 전략 수정을 위해서는 경쟁사들의 ‘실적 부진 속 투자 재축소’라는 명분 제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결국 메모리 경쟁사들의 실적 역시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며 업황 반등의 충분조건도 채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