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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 사진제공=한국금거래소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金) 가격이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달러 지수의 하락으로 올해 귀금속(금·은·동) 섹터 전반의 가격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금 가격 강세 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ETF의 1개월 수익률은 9.11%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선물(H)’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골드선물(H)’의 1개월 수익률은 각각 4.61%, 4.50%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금 펀드 12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4.32%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0.75% 빠진 것과 비교해 크게 상승한 셈이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 대안 투자처로 꼽히기도 한다. 특히 국내에 상장한 금 ETF는 모두 환헤지(환율변동 위험 회피)상품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로지 금 가격 변동에만 영향을 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올해도 여전히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글로벌 경제침체 우려도 깊어지자, 금 ETF에도 자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온스당 1869.70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6월 10일(1871.50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강달러 기세가 최근 꺾인 점도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는 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은 달러를 대신할 수 있어 달러 시세와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230선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5월 31일(종가 1237.2원) 이후 7개월여 만에 최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달러화와 국채 수익률 하락이 이어지면서 금값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 안전자산 수요의 금 가격 강세 사이클 견인이 예상된다"며 "단기조정은 장기 금 투자를 위한 저가 매수 기회"고 강조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도 "금값은 올해 안전자산 선호심리 속에서 상승할 것"이라면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의지를 재확인했으나, 긴축 강도가 이전보다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준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연준은 지난해 14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그간 0.75%포인트 인상해 속도조절을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히며 여전히 불안요소는 남아있는 상태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이 발표한 ‘2023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을 보면, 2023년에도 금값 상승세로 이어질지는 미 달러화 약세가 어느 정도 더 진전되는지에 달려 있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이 더 확산된다면 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는 5%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만일,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달러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달러화 강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제 금 가격은 상승 반전을 거듭하고 있어 금에 대한 매수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면서도 "금 투자는 주식 및 채권에 비해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는 지양하고, 자산 10% 이내에서 분산 투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