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株 비중 키우라는데...'3N'은 어떻게 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11 16:35

중국 판호 재개, 신규 플랫폼 진출로 게임업계 전망 '밝음'



게임업계 "엔씨·넷마블·넥슨은 흥행 어려울 것"



증권가는 3N에서 대해 긍정적..."유저 반응과 실적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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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중앙홀에서 열린 CES 2023 마이크로소프트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게임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국내 게임업계에 온기가 돌고 있다.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기 시작했고, 개발사들도 PC·콘솔 플랫폼에 진출하는 등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 업계를 대표하는 게임사인 ‘3N(엔씨소프트·넷마블·넥슨)’에 대해서는 게임-증권업계 간 의견이 엇갈린다. 게임업계·유저들은 과도한 과금 구조와 낮은 퀄리티 등으로 신작들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유저 반응과 별개로 향후 높은 매출이 예상되기에 투자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력 게임 관련주를 모아놓은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51.14% 하락했다.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게임주에 대한 투심이 가라앉았고,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판호(서비스 허가)를 내주지 않아 해외 수익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 수익구조에 대해 이용자들의 반감이 커졌고, 개발자 품귀 현상으로 인건비 등 비용이 늘어났으며, 코로나 19 거리두기 영향으로 신작 개발이 지지부진했던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고 있어, 게임주의 투자 전망이 밝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쌓인 내부 불만을 달래기 위해 ‘배기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중이다. 배기 정책이란 스포츠, 성 풍속, 영상이라는 수단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정책을 말한다.

또 중국 게임사들의 역량이 많이 커진 덕분에 자국 기업 보호 성향이 완화됐고, 올해 9월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해외 국가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그간 모바일 플랫폼에 치중했던 국내 게임사들이 PC 및 콘솔 신작들을 준비하고 있는 점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증권가 안팎에서도 올해 게임업종의 실적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서 집계한 2023년 게임 소프트웨어 업종 실적 추정치에 따르면, 11개 게임주의 총 연간 순이익이 2조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71.4% 늘어났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0일 게임산업 보고서를 통해 "신작 비수기를 매수 기회로 이용할 시기"라며 "PC·콘솔이라는 신규 플랫폼 진출이 본격화되며 국내 게임 업체들의 시장이 확대되는 기존 투자 포인트는 유지한 채, 동력을 잃었던 모바일 게임의 하락 완화 혹은 상승 전환이 이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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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이에 오랜 국내 게임업계 강호인 ‘3N(엔씨소프트·넷마블·넥슨)’의 전망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3사는 유저에게 불친절한 과금 구조, 불매운동 등 사건사고가 많았으며, 근래 내놓는 신작들의 평가와 흥행이 좋지 않아 위상이 다소 낮아진 상태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프로야구단 운영에 따른 추가 비용이 있어, 약 2000억원 내외의 영업비용을 매년 지출하고 있다. 넷마블은 잇따른 신작 흥행 실패로 분기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지난 2021년 2월 장중 최고 104만8000원을 기록했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이후 하락을 거듭해 작년 장중 최저 31만8500원까지 내려왔다. 그나마 게임주 시가총액 1위를 지키는 엔씨소프트와는 달리, 넷마블의 주가는 2017년 말(18만8500원)부터 약 5년간 부진이 계속돼 현재 5만원대를 헤매고 있다. 일본 동경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은 그나마 현지에서 성장성을 인정받아 최근 1년간 39.64% 올랐다.

게임업계 안팎에서도 3N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간 내놓은 결과물들을 볼 때 3사에 특별한 기술력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올해 출시 대기 중인 신작들도 과도한 과금 구조로 유저들의 반감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최근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쓰론 앤 리버티’의 경우 ‘프로젝트 TL’이라는 이름으로 약 10년의 개발 기간과 1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프리뷰 영상 공개 이후 게임 퀄리티와 과금 구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유저의 전반적인 평가가 낮은 상황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불필요한 기간과 비용만 늘어난 프로젝트가 많은데, 쓰론 앤 리버티도 마찬가지"라며 "프리뷰 영상만 봐서는 과도한 과금 구조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퀄리티로 유저들이 외면할 것으로 예상되며, 넷마블·넥슨의 신작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증권가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2조7000억원으로, 작년(2조6009억원)에 비해 3.8%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넷마블의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390억원, 393억원으로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의 기존 출시작들 역시 최근 중국 판호를 받아 수출길이 열렸으며, 각종 신작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어서다. 이중에서도 ‘쓰론 앤 리버티’, ‘하이프 스쿼드’ 등은 PC·콘솔 게임으로 개발돼 기존 모바일 게임 중심 행보와 달라진 점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엔씨소프트의 경우 대표작 ‘리니지’가 여전히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작년 신작인 ‘리니지W’가 자리잡아 가고 있는 점이 올해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넷마블은 작년 여러 증권사들이 투자의견 ‘중립’을 내놨지만, 지난 9일 메리츠증권에서 새롭게 매수 의견을 제기했다. 코웨이·하이브 등 자회사 지분가치 덕분에 재무적 위기는 지났다는 것이다. 오히려 적자로 인한 오랫동안 저평가 된 현 주가 수준이 실질적인 밸류에이션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게임업계·유저와 증권업계 간 시각 차에 대해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산업에서는 유저들의 반감과 실적 사이에 괴리감이 있는 편"이라며 "유저들의 반감을 살 정도로 과금구조를 만들더라도, 모바일 앱 매출 순위가 높게 나온다면 투자 전망을 좋게 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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