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조 클럽 전부 탈락…"올해 더 어렵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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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영업이익 ‘1조원’ 증권사가 지난해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나홀로 신규 진입을 기대했던 메리츠증권도 1조원 클럽 입성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메리츠·한국금융·삼성·키움·NH투자증권의 2022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6626억원이다. 이는 전년(7조7669억원) 대비 40% 급감한 수치다.

증권사 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7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0년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2021년에도 1조원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면서 증권사 실적 1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메리츠증권도 1조원 클럽에 입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말만해도 증권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현재 기준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9470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익 1조원 클럽에 입성한 한국금융지주(8583억원)와 삼성증권(6938억원), 키움증권(6825억원), NH투자증권(5072억원)은 올해는 큰 폭으로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도에는 한국금융지주 1조5210억원, 삼성증권 1조3087억원, NH투자증권 1조2939억원, 키움증권 1조2089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사 실적이 급감한 배경은 부진한 업황 때문이다. 지난해 초부터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중개 수수료가 낮아진 탓이 컸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1월 11조2800억원에서 12월말 6조6500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증시 호황이던 2021년 1월(40조)과 비교해서는 6분의 1 수준까지 빠진 셈이다.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침체로 투자은행(IB)도 크게 꺾이기도 했다. 가파른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부담도 이어졌다.

올해 전망도 암울하다. 지난해 금융시장을 뒤흔든 부동산PF 이슈가 여전히 증권업에 부담 요인으로 남아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이번 부동산PF 사태가 2011~2013년 PF 부실 사태보다 정도는 약하지만, 관련 위험이 금융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동성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업황 반전은 어렵다"며 "PF 유동화증권 만기가 1분기에 집중돼 유동성 리스크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의 간접적 영향으로 유동성 이슈가 나오고 있어 자금 경색 이슈를 촉발시킬 위험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도 "올해 증권사 대부분의 수익원이 역성장할 것"이라면서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은 지난해 낮은 기저로 인해 증가하겠지만 악화된 스프레드를 감안할 때 수익성은 과거 대비 악화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에서도 증권사 업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발표한 2023년 산업 전망에서 증권업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금리 급등과 증시 위축 등으로 인한 비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져 이익창출력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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