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소프트웨어·인터넷 ETF가 네이버·카카오 약 절반 가량 포함
올해 네카오 주가 상승 따라 ETF 수익률↑
글로벌 영향으로 국내 플랫폼 가치 올라..."올해 실적도 개선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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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새해 들어 네이버, 카카오의 주가가 상승세다. 최근 중국의 플랫폼 규제 완화 영향으로 전반적인 글로벌 플랫폼 기업 가치가 오르면서 작년 부진했던 두 종목의 주가도 힘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포트폴리오에서 네이버, 카카오의 비중이 약 50%를 차지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2종의 수익률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 카카오의 광고·커머스 수익에 따라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지난 11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소프트웨어 ETF’는 보유 종목 중 네이버와 카카오를 각각 25.19%, 26.71%씩 담고 있다. 동사의 ‘TIGER KRX인터넷K-뉴딜 ETF’도 해당 종목들을 각각 23.27%, 25.01%씩 포함하고 있어, 두 상품은 투자자들로부터 이른바 ‘네카오(네이버+카카오) ETF’로 불린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의 주가는 연초 이후 각각 9.30%, 15.82% 상승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플랫폼 규제 완화 기조로 글로벌 플랫폼 업종 평균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서, 두 종목도 힘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카카오는 최근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아라비아의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등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총 1조2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은 점도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소프트웨어 ETF와 TIGER KRX인터넷K-뉴딜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각각 6.72%, 11.20%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5.75%)를 뛰어넘는 수치다. 이 ETF들의 포트폴리오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비중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두 종목의 주가 궤적을 그대로 쫓은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에는 네이버(-53.10%), 카카오(-52.80%)의 주가가 하락하며 TIGER 소프트웨어 ETF, TIGER KRX인터넷K-뉴딜 ETF의 연간 수익률도 각각 -47.46%, -61.12%로 부진한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TIGER 소프트웨어 ETF, TIGER KRX인터넷K-뉴딜 ETF는 인터넷 대표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ETF 내 나머지 포트폴리오 역시 게임, 5G, 소프트웨어 등 인터넷과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 섹터들로 구성돼 좋은 투자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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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소프트웨어 ETF의 지난 11일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 추이.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
이에 앞으로도 네이버, 카카오 관련 ETF의 수익률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두 종목의 투자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경우 ‘클로바’, ‘파파고’ 등 자연어 처리 기술을 갖춰 인공지능(AI) 분야에 국내 최고 역량을 보유한 만큼, 올해 글로벌 검색엔진에 AI 기술이 도입될 경우 투자 매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적자 행진 중인 포시마크가 2분기부터 연결 실적에 합산되지만, 기업 가치 상승세가 가팔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카카오는 올 상반기 내 카카오톡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예정됐는데,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일 경우 주 수익원인 광고 부문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네이버, 카카오의 주 수입원인 광고·커머스 부문에서도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 운용역은 "네이버지도, 카카오모빌리티 등 새로운 광고 채널과 오프라인 광고주 유입 및 전환 지속으로 광고 매출액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고, 이커머스 역시 오프라인 대비 저렴한 가격과 시니어 세대의 디지털 전환 지속으로 침투율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작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던 높은 인건비는 올해 안정화될 것으로 보여, 인터넷 기업들의 이익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가 안팎에서 제시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도 나쁘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연간 영업익 추정치는 지난해 대비 11.02% 증가한 1조4647억원, 카카오는 작년 대비 30.60% 성장한 7985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도 네이버,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달 들어 네이버에 대해 메리츠증권(21만원→23만원), 다올투자증권(26만원→27만원)이, 카카오에 대해서도 메리츠증권(6만3000원→7만2000원), 다올투자증권(6만원→7만1000원)이 각각 목표주가를 올렸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3년 상반기 플랫폼 업체들의 주가 흐름은 실적의 변화보다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위주로 예측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실적과 밸류에이션 외 요소로는 오픈 AI로부터 야기될 검색 시장의 변화가 산업 내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