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상승인 건수 6년만에 감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15 14:57

작년 1011건…전년대비 25% 급감

승인건수 1·2위는 종근당·대웅제약

'자금난' 바이오벤처 투자감소 여파

2022092601000978100043641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신약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지난해 국내 임상시험 승인 건수가 글로벌 고금리에 따른 투자위축,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백신·치료제 개발 감소 등으로 6년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임상 승인 건수(국내에서만 임상과 국내를 포함한 다국가 임상 진행 모두 포괄)는 총 1011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2021년 1349건과 비교해 25.1%나 감소한 수치다.

더욱이 2016년 625건 이후 △2017년 655건 △2018년 712건 △2019년 973건 △2020년 1120건 △2021년 1349건으로 매년 늘다가 6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는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인플레이션·고금리에 따른 제약바이오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 위축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동유럽 등에서의 다국가 임상 진행이 어려워졌고 코로나 엔데믹으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활동이 줄어든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다국적제약사와 의료기관을 제외한 국내 제약사 중에서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임상 승인 건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종근당 역시 2018년 29건, 2019년 26건, 2020년 34건, 2021년 31건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24건으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종근당에 이어 제약사 중 2위를 달리고 있는 대웅제약도 2019년 20건, 2020년 21건, 2021년 22건으로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19건으로 줄었다.

다만, 종근당과 대웅제약 등 중견 제약사들은 최근 수년간 꾸준한 매출 성장에 힘입어 R&D 투자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종근당은 1169억원, 대웅제약은 1517억원을 각각 R&D에 투자했으며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자금여유가 부족하고 외부투자에 의존해야 하는 바이오벤처들은 투자 위축에 따른 임상 비용 부족으로 임상시험을 중단·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전체 임상시험 승인 건수 중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28.3%, 2020년 36.4%, 2021년 38.2%였다. 합성(케미칼)의약품 비율이 여전히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바이오의약품 임상 승인 건수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상대적으로 연구개발 단계의 벤처기업이 많이 포진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임상 승인 건수 감소 폭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의약품 종류별 임상 건수 비율은 현재 식약처가 집계 중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글로벌 고금리 등에 따른 국내외 투자심리 위축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많은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유망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해 놓고도 임상을 수행할 자금을 유치하지 못해 임상시험을 포기하는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바이오벤처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R&D 자금지원 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kch0054@ekn.kr
김철훈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