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R114 조사…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격차 2159만원
가파른 전세가격 하락세에 자금력 갖춰야 매매 전환 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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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격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서울 아파트의 매매와 전세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지난해에 이어 전세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매매와 전세가격 간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12일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3.3㎡당 매매 및 전세가격은 각각 4235만원, 2076만원으로 집계됐다. 매매와 전세간 가격 차는 2159만원으로 부동산R114가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최대다. 지난 2015년에는 3.3㎡당 매매와 전세 가격 차는 496만원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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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서울 아파트 3.3㎡당 매매와 전세가격 연간 추이. 부동산R114 |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격차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갱신권 사용과 월세 전환으로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린 매물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전세 시세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 집값 하락기에 급매로 처분하는 대신 전세로 선회하려는 집주인들이 나타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고 전세가격 하락폭이 커진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전용 84㎡ 기준 서울 아파트의 매매 대비 전세가격 차는 평균 7억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전세금을 레버리지 수단으로 활용한 갭투자 및 매수 전환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서울 아파트의 전세 세입자가 매수 전환하려면 상당한 자금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일례로 매매와 전세 간 가격 격차가 적었던 지난 2015년 서울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12만225건으로 2006년(12만812건) 이후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매매와 전세간 가격 차가 크게 벌어진 데다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해 전세입자들의 매수 전환 동력이 약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규제지역을 해제하고 금융 지원, 재건축 안전진단 개선 등 정비사업의 족쇄를 푸는 등 전방위적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고금리와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커 매수심리가 회복되는 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