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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기자회견 하는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UPI/연합뉴스 |
다수 외신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의 리비우를 방문해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루블린 삼각지대 회의 뒤 가진 회견이다.
이 자리에서 두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독일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 전차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레오파드 전차는 첨단 방어 체계와 120㎜ 대포 등을 갖춘 중무장 전차다. 폴란드는 2000년부터 이 전차를 사용하기 시작해 현재 240여 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PAP 통신에 따르면, 두다 대통령은 "레오파드 전차 14대를 인도할 계획"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다른 국가들이 다른 전차를 우크라이나로 넘겨 우크라이나의 방위력이 강해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영국도 전날 탱크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측 대변인은 "총리가 국방부 장관에게 앞으로 수 주 내 우크라이나에 전차 제공을 포함해 더 많이, 빠르게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파트너와 공조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전차가 우크라이나에 ‘게임 체인저’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폴란드와 영국의 이번 발표는 독일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독일은 지금까지 우크라 전쟁이 서방과 러시아 간 확전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전차 보다는 화력이 낮은 장갑차 지원을 꺼려왔다.
앞서 독일은 레오파드 전차보다 경량이고 위력도 떨어지는 마더 장갑차를 지원하겠다고는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9일 영국까지 전차 지원에 동참하면 독일로서는 중무장 지원 논의에서 발을 빼기가 한층 어려워진다고 분석했다.
프랑스도 오는 22일 독일과 양국 정상 회담을 앞두고 레오파드 지원 합의를 끌어내려고 압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키로 한 전차도 독일 방산업체가 개발·생산하는 만큼 재수출을 위해 독일 승인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는 통합사령관 세르게이 수로비킨을 3개월 만에 교체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이날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우크라이나전 통합사령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수로비킨은 올레그 살류코프 육군 대장, 알렉세이 킴 참모차장 등과 함께 통합 부사령관으로 지위를 낮춰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보좌한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인사에 대해 "특수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지칭)에서 더 높은 직급이 작전 명령을 내리도록 한 것은 각 부대 활동을 긴밀하게 조정하고 모든 병참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조치 배경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 지휘권자에게 무게감을 실어주려는 것이라는 분석과 더불어 수로비킨 견제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수로비킨 사령관 경질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계속돼 온 크렘린 내 권력투쟁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미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롭 리 선임연구원은 소셜미디어에서 "수로비킨 경질은 실패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로비킨 권력이 너무 커지면서 쇼이구 국방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제치고 푸틴 대통령에 직접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영국의 러시아 안보 문제 전문가인 마크 갈레오티 교수는 트위터에서 "수로비킨에겐 암묵적 강등일 수 있지만 게라시모프에겐 ‘독이 든 성배’ 일 수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는 상황에서 게라시모프가 승리하지 못하면 그의 군 경력은 불명예로 끝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