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물 금리, 기준금리 하회...올들어 41.3bp↓
美CPI 상승세 둔화, 금리인상 종료 혹은 인하 기대감
당국 수신금리 자제 권고에 은행권 금리 조정 '고심'
코스피 올들어 7% 올라...저평가 매력에 외인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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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금융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국고채 금리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한은이 늦어도 4분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당국의 수신금리 경쟁 자제 발언과 서민들의 이자부담 증가 등의 이유로 여수신 금리를 올리는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여수신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국내 증시의 경우 금리 인상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나 현재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된 만큼 상반기 중 상장사들의 이익 하향 조정이 마무리되는 점을 고려해 계단식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 국고채 3년물, 기준금리보다 낮아졌다...크레딧 시장 ‘과열’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고채 금리는 대체로 하락세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초 연 3.782%에서 3.369%로 약 보름새 41.3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3.5%)를 하회했다. 이 기간 10년물 금리는 연 3.811%에서 3.300%로, 5년물 금리는 3.809%에서 3.275%로 각각 51.1bp, 53.4bp 내렸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5% 올라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 폭으로 상승한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가 완화되고, 한은이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을 종료하거나 늦어도 연말에는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연초 기관투자자들의 퇴직연금 자금집행 등 계절적인 요인도 맞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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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3년물 금리 추이.(자료=금융투자협회) |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물가가 정책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기 전에 금리 인하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발언한 점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시간이 갈수록 후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다소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크레딧시장도 이달 말로 갈수록 점차 진정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크레딧시장이 1월 기준금리 인상을 끝으로 인상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기관들의 자금 유입 등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1월 말로 갈수록 크레딧 채권 발행량 증가로 수급 정상화가 이뤄지면서 크레딧 시장도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기준금리 인상에도...은행권, 여수신 금리 조정 ‘신중’
기준금리 인상에도 주요 시중은행들이 여수신 금리 조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점도 주목된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자금 쏠림 현상,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급등을 고려해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라고 요구한 만큼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수신금리를 즉각적으로 올리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특히나 최근 은행들이 가계대출 감소세, 서민들의 이자부담 경감 등을 이유로 주담대나 전세대출 금리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은행권 입장에서는 당국의 권고뿐만 아니라 금리를 낮춰 보다 많은 가계대출을 유치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단기간에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권의 예금금리, 대출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고금리 상황 지속으로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당국의 권고도 고려해야 한다"며 "이번 금리 인상이 빠르게 예금,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짚었다.
◇ 코스피 2400선 눈앞...외인 ‘바이코리아’
코스피지수는 기준금리 인상보다 미국의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이달 초 2225.67에서 13일 현재 2386.09로 7.2% 올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13일에도 0.89%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2조92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기관도 258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힘을 보탰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3조253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마무리되고, 1분기 혹은 2분기 수출 증가율이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코스피는 계단식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