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순매수 규모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고금리 영향
테슬라>반도체곱버스>애플>초단기채권>TSMC 순으로 사들여
"방어적 대응과 정보기술, 경기소비재, 커뮤니케이션 업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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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 출처=로이터통신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새해 들어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의 투자 심리가 작년 동기 대비 급격히 가라앉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연일 인상한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다만 올해 상반기 중 연준의 통화긴축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며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애플 등 기술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반도체 업종에 관해서는 투심이 엇갈린 가운데, 미국 초단기 채권에 주목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았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11거래일 동안 해외 주식을 6억5535만달러(한화 약 8124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 거래 비중이 70%로 가장 많았으며, 유럽(26.1%), 중국(1.9%), 홍콩(1.0%), 일본(0.4%) 순이었다. 기타 국가는 0.6%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2022년 1월 3일~17일) 순매수 규모인 12억9551만달러(1조5416억원)에 비해 약 절반 수준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미국 기준금리가 4.25%포인트 상승하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식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작년 12월(4억1194만달러 순매도)에 비하면 순매수 규모가 10억6729만원 늘었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한풀 꺾이자 상반기 내 미국 재정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주식과 달리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취급되는 채권은 이달 총 5억9303만달러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역시 작년 같은 기간 5492만달러 순매도한 흐름과 상반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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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일∼16일 외화증권예탁결제규모 상위 5종목. 출처=한국예탁결제원 |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로 총 2억3633만달러를 사들였다. 같은 기술주인 애플(5531만달러) 역시 세 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상반기 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이달 6.66% 올랐고, 테슬라(13.23%), 애플(7.75%)의 주가도 상승 중이다.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것은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 ETF’(SOXS)였다. 이는 미국 내 상장된 30개 반도체 관련 회사들을 담은 지수를 3배 역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올해 하반기 무렵 반도체 수요 회복에 따른 업황 호전이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의 단기 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학개미들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 대만 TSMC의 미국 주식(TSMC ADR)도 다섯 번째(3182만달러)로 순매수했다. 단기적인 반도체 업황과는 별개로 중장기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는 장기 투자자들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다 순매수 4위 종목은 ‘JP MORGAN ULTRA SHORT INCOME ETF’(JPST)다. 해당 ETF는 글로벌 금융기관 JP모건이 관리하는 초단기 시장형 채권 ETF로,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주택담보대출 등 부채의 고정금리, 변동금리 등에 투자한다. 고금리의 혜택을 얻기 위해 은행 금리보다 약 1%포인트 높은 단기 채권형 상품에 투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까지 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지만,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 회복도 기대된다"며 "상반기에는 방어적 대응을 하면서 상승 여력이 큰 정보기술, 경기소비재, 커뮤니케이션 업종에 대한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