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293곳 중 95곳 목표주가 하향 조정
정유사, 유가 및 환율 하락...재고평가손실↑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자금조달 비용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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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들.(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금리인상, 부동산 경기 하강 국면 등 대내외적으로 복합 위기가 맞물리면서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증권사들도 연초부터 일부 기업들을 대상으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장사 293곳 가운데 목표주가가 연초 대비 하향 조정된 곳은 95개사였다. 198곳은 연초에 비해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됐다.
종목별로 보면 크래프톤의 목표주가는 연초 29만870원에서 이달 현재 24만8762원으로 15% 가까이 하향 조정됐다. 작년 12월 출시한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판매량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올해 3분기까지 예정된 신작이 없어 당분간 모멘텀 공백기에 진입한다는 점이 목표주가 하향 압력으로 작용했다. 일례로 NH투자증권은 크래프톤에 대한 목표주가를 27만원에서 2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안재민 연구원은 "연내 추가 신규 게임 1종이 출시될 예정이며 내년 중 프로젝트 블랙 버짓을 비롯한 다수의 신작들이 준비돼 있어 출시 시기가 조금 더 구체화된다면 하반기 중 모멘텀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심텍의 목표주가는 연초 5만3857원에서 이달 현재 4만8833원으로 낮아졌고, 알테오젠(6만4796원→6만278원), KH바텍(2만3167원→2만1583원), SK이노베이션(25만875원→23만6600원), 에쓰오일(12만2294원→11만9529원)도 목표주가가 조정됐다. 이 중 정유사는 유가 및 환율 하락으로 재고평가손실이 확대되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점이 목표주가에 부정적이었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배터리 사업 부문의 흑자전환 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됨에 따라 증권사들이 적정주가를 하향 조정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작년 4분기 국제선 회복에도 항공 화물의 수요 둔화와 밸리 카고(여객기 하부 화물칸) 공급 확대 영향에 따른 수급 악화로 목표주가가 이달 현재 3만2929원으로 올해 초(3만4462원) 대비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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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등급전망 및 등급감시 부여 현황.(자료=나이스신용평가) |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 기조, 부동산 경기 하강 국면, 인플레이션, 고환율 등 대내외적인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 압력도 계속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부정적(Negative) 등급전망이 부여된 기업 수는 40곳으로 긍정적(Positive) 전망이 부여된 기업(28곳)보다 많았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면에서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역량 등이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친다. 만일 하반기 경기가 호전되더라도 기업들의 자금조달 역량에 따라 신용등급도 변동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경화 평가정책본부 연구위원은 "실적 저하가 신용도 조정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 금리 인상 및 유동성 위험, 부동산 경기 하강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가능성, 인플레이션과 고환율 등 기업을 둘러싼 위험요인이 어느 때보다 예측 불가능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기업의 신용도가 부정적인 방향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