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불어오는 모래바람, 중동발 투자가 국내 증시 부활 계기 되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18 13:25

성우창 금융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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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역대 최고의 활황기를 뒤로 하고 2022년에 접어들 당시, 증권업계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은 ‘상저하고’였다. 글로벌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국의 통화 긴축으로 상반기 증시는 부진하지만, 하반기에 모든 긴축 정책이 종료되며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개중에는 코스피 지수가 다시 3000선을 터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가 아는대로 ‘상저하저’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 쉬이 잡히지 않았던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도 새로운 악재를 맞이할 때마다 전망을 수정하며 ‘별다른 호재는 없고, 지금은 악재가 해소되는 것이 호재’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새롭게 맞이하게 된 2023년도 전문가들은 ‘상저하고’라며 작년과 유사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행히 작년 우리 증시를 괴롭힌 금리 인상은 상반기 내 종료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금리와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후다. 이외 시장을 둘러싼 환경 어디를 뜯어봐도 그럴듯한 호재는 찾아볼 수 없다. 코스피 지수는 이미 ‘박스피’ 시절로 회귀했으며, 경기 둔화 우려를 의식한 투자자들은 증시에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던 차에 반가운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UAE 방문을 통해 총 40조원의 투자금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내한 이후로도 ‘중동의 바람’은 그치지 않은 것이다. 현재 투자가 결정됐다고 알려진 분야는 IT,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등이며, 이를 통해 국내 경제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증시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던 코스피 지수는 윤 대통령의 UAE 방문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17일부터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아직 정확한 UAE 방문 성과가 공개되지 않았고, 장기적 투자 계획인 만큼 당장 급격한 주가 반등을 바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점차 상세한 투자 및 사업계획이 알려질 것으로 보이고, 언젠가는 사업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면서 향후 증시가 회복기에 접어들 때 추진 동력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난 1년간 이렇다 할 호재가 없던 국내 증시, 재작년 처음 주식을 시작해 갑작스레 침체기를 맞은 ‘주린이(초보 주식 투자자)’들에게 중동으로부터 불어온 모래바람이 조그마한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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