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난방비…도시가스株 매수해도 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2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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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에 설치된 도시가스 계량기.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도시가스 요금이 최근 1년간 38% 오르면서 관련주에 대한 매수심리가 재차 강해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등으로 주가가 3배 이상 폭등한 만큼 추격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울가스는 연초 대비 13% 상승했다. 설 연휴 직전 거래일인 지난 20일에는 48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감,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작년 연간 상승률은 157%다. 서울가스는 서울과 경기 서북부 지역의 도시가스 공급 사업자다.

경인지역 도시가스 공급 사업자 삼천리는 지난 1년 간 400% 이상 올랐다. 지난 한달 간 22.53% 오르기도 했다. 이에 시가총액도 1조 8957억으로 불어났다.

대구 일대의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대성에너지의 최대주주인 대성홀딩스는 1년 새 150% 급등, 시총도 1조8842억원으로 불어났다.

도시가스주의 상승세는 지난해 러-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천연가스 값이 치솟으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도시가스주의 주가 상승에는 계속 의문이 제기돼 왔다. 정작 도시가스 업체들의 실적은 천연가스값 상승과는 연관성이 적기 때문이다.

국내 도시가스업체들은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한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각 지역의 소비자에게 독점으로 공급하는 구조다.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도매요금에 연동해 결정된다.

도매요금은 천연가스 가격에 맞춰 변동되는데, 값이 오르더라도 곧바로 소매요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가스전이 없는 국내 도시가스업체들의 실적 개선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셈이다.

실제 삼천리는 2년 사이 영업이익이 2배 이상 늘었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개선됐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가스값 상승이 도시가스 소매업자인 삼천리의 자산가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점을 봐야한다"며 "삼천리는 가스전을 보유하지 않은 가스유통업체"라고 강조했다.

시총이 크게 늘어난 삼천리와 대성홀딩스는 오는 5월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만큼 공매도 투자자들의 타깃이 될 수 있어 매수에 유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기초체력이 약하고 주가 하락이 확실시되는 기업은 공매도가 몰리면 추가적 급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가스공사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현재 3만4000원 수준으로 연초(3만3250원) 대비 소폭 상승한 상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가스공사의 목표주가를 계속해서 하향하는 추세다. 지난해 7월 평균 5만8000원 이상이었던 목표주가는 현재 5만2000원대 수준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는 성수기인 1분기 가스요금 동결이 결정되면서 미수금이 여전히 급등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내년 1분기 이후 미수금은 약 14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면서 "미수금이 과거 손익계산서에 영향을 미친 적은 없지만 이를 과소평가하기에는 지나치게 큰 규모"라고 강조했다.

가스 요금이 오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가스비는 2년 가까이 동결되다 지난해 4월 이후 네 차례 인상으로 1년 새 38.4% 올랐다. 올해 2분기에는 추가 인상될 전망이다.

실적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의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5226억원으로 전년대비 26.5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도 이익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는 연내 요금 인상 눈높이가 달라질 수 있다"며 "배당에 변수로 작용하는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약세 흐름을 보여주지 않는 한 올해 별도 실적 개선에 의한 배당주로서의 가치가 연내 부각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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