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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권사가 지난해 40% 급감한 실적을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됨에도 증권주는 올 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으로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유동성 위기도 해결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메리츠·NH투자·삼성·키움·대신증권 등 6곳의 증권사 중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5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평균 38.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6개 증권사의 매출액 컨센선스(추정치)는 1조98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6% 줄었다. 순이익도 35.79% 감소한 6021억원으로 추정됐다.
증권사별로 보면, 메리츠증권만 2021년 4분기 대비 9.6% 오른 20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50억원이다. 이는 전년(672억원)대비 62.8% 급감한 수준이다. 매출액도 36.5% 감소한 12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도 46.2% 줄어든 125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36%, 28.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991억원으로 2021년 4분기 대비 15.2%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은 주식시장 부진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감소한 탓이 크다. 특히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로 인한 유동성 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자산 재평가, 운용수익이 부진한 영향도 컸다.
반면, 증권주는 올 들어 코스피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KRX 증권지수는 올해 들어 14.7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10% 수준이다.
개별 종목으로 봐도 한화투자증권은 연초 이후 44.6% 급등했다. SK증권(31.90%), 유진투자증권(21.30%), 유안타증권(18.30%), 미래에셋증권(15.72%), 메리츠증권(10.44%) 등도 일제히 상승세다.
증권주 상승 배경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규제 완화로 인해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어서다. 다만, 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저하가 예상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우려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PF시장 연착륙 지원 방안과 주거용 부동산 청약 관련 규제 완화 발표로 인해 증권사 실적 변동성이 줄어들 여지는 있다"면서도 "PF 사업장 모두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운 만큼 증권사 영업의 수익성 회복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관측했다.
단기적 실적 개선은 어렵지만, 장기적 투자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발 유동성 경색과 금리 인상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고 유동성이 조금씩 공급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증권업 지수는 실적 보단, 거래대금 또는 지수를 선반영하는 측면이 강했는데, 코스피 지수가 최근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장기적인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