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메리츠화재 완전 자회사화 마무리...메리츠증권은 4월에
'쪼개기 상장' 반대 행보로 주가 상승세...시너지 효과 기대
주주환원 정책 확대도 긍정적...얼라인 "모범적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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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지주 사옥.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메리츠금융지주에 대한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의 완전 자회사화를 두고 소액 주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쪼개기 상장’과 반대되는 행보로 메리츠금융지주의 기업 가치가 크게 뛸 것으로 예상되며, 주가도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대형 금융지주사들의 배당 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메리츠금융지주의 주주 친화적 정책은 모범적 사례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주식교환 절차를 이날 마무리한다. 메리츠화재 1주당 메리츠금융지주 1.2657378가 교환된다. 앞서 작년 11월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을 대상으로 한 포괄적 주식교환을 공시했으며, 지난달 18일 메리츠화재의 자기주식 7064주(5.9%)를 시간 외 대량 매매를 통해 매수한 바 있다. 메리츠증권의 주식교환 절차는 오는 4월 5일 마무리되며, 1주당 메리츠금융지주 0.1607327주로 교환된다.
포괄적 주식교환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은 상장 폐지된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주주 친화적인 정책으로 받아들여져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반대되는 ‘쪼개기 상장’이 모회사가 가진 주식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쪼개기 상장이란 대기업 그룹이 사업 부분을 별도 법인으로 분할, 상장하는 행위를 말한다. 실제로 처음 포괄적 주식교환 공시가 발표된 작년 11월 한 달 동안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는 무려 73.96% 급등했으며, 12월(+13.11%), 1월(+0.59%)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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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일~2023년 2월 1일 메리츠금융지주 주가 추이. 자료=구글 |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의 탄탄한 실적도 긍정적인 요소다. 메리츠화재는 작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7247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은 작년 어려웠던 업황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 유일하게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같은 호실적을 낼 수 있게 한 메리츠화재의 장기투자 구조, 메리츠증권의 딜 소싱 능력이 메리츠금융지주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이 완전 자회사화 완료 후 약 3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약 5조5000억원으로, 30%가 가산될 경우 7조1500억원이 된다. 현실화된다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위권에 진입할 수 있으며, 우리금융지주(약 9조3000억원) 및 기업은행(약 8조2000억원)에 근접하게 된다.
메리츠금융지주가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회계연도부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주요 금융지주사로 떠오르기 시작한 만큼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변화를 끌어낼지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를 중심으로 금융주에 대한 주주환원 정책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국내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주주환원 정책 도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에 신한지주는 자본 비율 12%를 초과분을 배당으로 돌리는 등 배당 규모 확대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이사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주주 친화적 정책을 펼친 결과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은 상당히 선진적이고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된다"라며 "현재 진행 중인 금융주 주주환원 정책 도입 캠페인의 목적에 부합하는 검증된 사례가 생겼다"고 말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