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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힘들었던 업황 속에서도 각 업계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은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고, 메리츠화재는 창사 이래 최대 당기순이익을 냈다.
◇ 메리츠증권, 유일한 영업익 1조…업계 1위로 ‘우뚝’
5일 금융투자업계와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9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순영업수익은 1조8496억원으로 2021년 1조7217억원보다 7%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828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8% 늘었다. 매출액도 57조376억원으로 한 해 동안 145% 성장했다. 이로써 메리츠증권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 세전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6년 연속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업계에서 메리츠증권이 유일하다. 지난해 시장금리 급등과 거래대금 감소 등 경제여건이 악화하면서 증권사 실적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8459억원으로 2021년 1조4855억원 대비 43% 감소했고 NH투자증권도 지난해 영업이익 5214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줄었다.
메리츠증권이 영업이익 업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우수한 금융수지와 기업금융(IB), 세일앤트레이딩(S&T) 등 전 사업 부분에서 고른 성장세를 기록한 덕이다.
메리츠증권의 별도기준 4분기 순영업수익은 5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7%가 늘었다. 금융수지도 160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57.6%증가했다. 금융수지부문의 증가는 하이난항공그룹 채권 일부를 매각해 자금을 회수하는 등 고정으로 분류돼 있던 해외자산을 완전히 회수한 영향이 컸다.
특히 증권업계를 위기로 몰아넣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지면서 슬기롭게 대처했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의 부동산PF 대출은 95% 이상이 선순위이다. 평균 부동산담보비율(LTV)도 50% 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10년이 넘도록 디폴트 난 거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연결 기준 1684%까지 상승, 1년 동안 257%포인트 높아졌다. 우발부채 비중도 85%로 2021년 1분기 82%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IB 부문에서 리스크 관리와 선별 투자로 양호한 실적을 냈고, 세일즈&트레이딩 부문에서도 채권금리 상승 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왔다"며 "올해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그룹 시너지 확대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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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본사. |
◇ 메리츠화재, 사상 최대 순익…업계 1위 넘본다
메리츠화재의 성장세도 매섭다. 지난해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이 전년 대비 30.9% 증가한 86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조 1787억원으로 29.4% 늘었다. 매출도 10조719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6.9%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에 집중하는 차별화된 포트폴리오와 높은 운용자산이익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전체 원수보험료 중 장기보험료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85.2%로 손보사 평균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높다.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3분기 기준 6조7112억원으로 상품 판매 체제를 전환한 2017년 1분기(1조2125억원) 대비 454% 증가했다.
4분기 순이익만 봤을 때는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넘어섰을 것이라는 시장 예상이 우세하다.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비중이 높아 삼성화재보다 자동차보험 비중이 낮다. 자동차보험은 통상 겨울철 한파 등으로 손해율이 올라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실제 메리츠화재의 4분기 순이익은 1436억원으로 삼성화재의 4분기 순이익 전망치인 123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실적 발표일은 오는 21일이다.
자산운용부문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메리츠화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업계 평균 3%를 넘는 4%를 6년간 기록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자산운용 수익, 비용 효율화로 양호한 성과를 달성했다"며 "장기인보험을 중심으로 보험 본질 이익 성장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