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박 통했나…증권사·은행 금리 ‘뚝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2.0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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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과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금리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증권사과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금리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수장들에게 연이은 금리 압박 발언을 쏟아내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금리 인하 영향을 준데다, 증시 반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재차 관심을 보이면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오는 3월 9일까지 비대면 신규 및 휴면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용융자 신청시 2년간 각 구간의 금리를 2.5~3.5%포인트 인하하며, 신용융자를 활용해 주식을 매수할 때는 첫 체결일을 포함해 10일간 발생한 신용융자 이자를 현금(최대 10만원)으로 지급한다.

한화투자증권도 오는 28일까지 신규·휴면고객을 대상으로 신용융자와 국내·해외주식담보대출, 펀드담보대출 상품에 대해 90일 동안 연 5.5% 금리를 적용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카카오페이증권도 8일 까지 체결되는 주식 신용거래 서비스에 업계 최저 수준인 연 3.9%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별도 신청 절차 없이 체결되는 모든 신용거래 매수 건에 최대 90일까지 해당 이자율을 적용한다.

증권사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긴축기조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자,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올려왔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현재 10%대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증권사 별로 보면 △DB금융투자는 10.2% △유안타증권 10.1% △신한투자증권 10.0% △NH투자증권 9.9% 등이다. 이밖에 미래에셋증권·KB증권·메리츠증권·대신증권·SK증권도 9.8%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최근 국내 증시가 반등 흐름을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규모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금액은 지난 1일 기준 16조2535억원이다. 지난달 초 15조원대까지 내려갔었지만, 지수가 상승하면서 덩달아 빚투(빚내서 투자)규모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올 들어 10.19%, 코스닥은 13.48% 상승한 상태다.

다만 최근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이 금리인하에 나선 배경엔 여론 악화 등으로 인한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수신금리 경쟁을 자제하라고 금융권을 향해 경고하면서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13일 기준금리 3.50%로 0.25%포인트 올렸지만, 은행채 금리는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1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지난달 30일 3.686%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7일(5.107%)과 비교하면 약 3개월 만에 1.421%P나 내린 것이다.

연 4%대 중반의 정기예금 상품을 제공하던 인터넷 은행들은 최근 연 4%대 초반으로 금리를 큰 폭 내렸고, 일부 저축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연 3%대까지 인하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금리를 살펴보면,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3.70%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 3.67%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3.63%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3.63% △농협은행 NH올원e예금 3.47% 순이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단은 3%대까지 내려왔다.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형 혼합금리 상품의 금리는 이날 연 3.98∼4.98%로 낮아졌다. 해당 상품의 3%대 금리는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5대 시중은행의 최저 대출 금리도 3%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080∼6.570% 수준이다. 한 달 전인 1월 6일(연 4.820∼7.240%)과 비교해 하단이 0.740%포인트나 급락했다.

업계에서는 시장 변동성과 기준금리 인상에도 금융권을 둘러싼 금리 인하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중단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조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국의 압박과 시장 활성화"라면서 "증권사와 은행은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된 만큼 올 상반기에는 다양한 이벤트나 우대금리를 조정하는 방식 등으로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방법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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