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시리아 연쇄 지진에 사망자 4000명 돌파…피해가 컸던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2.07 12:08
TURKEY-QUAKE/ <YONHAP NO-0473> (REUTERS)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4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집계된 가운데 이번 지진이 왜 이렇게 큰 피해를 일으켰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튀르키예 정부는 이날 지진 피해를 입은 10개주에서 2921명이 숨지고 1만 60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시리아 보건부는 현재까지 정부가 통제 중인 지역의 사망자를 711명, 부상자를 1431명으로 집계했다. 시리아 반군 측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은 반군 통제 지역에서 최소 733명이 사망하고 21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전체 사망자는 최소 4300여명으로 증가했고 , 부상자도 2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그 어떤 곳보다 지진피해가 빈발하는 지역이다. 튀르키예는 아랍·아프리카 대륙판과 유라시아 대륙판이 충돌하는 경계지점인 아나톨리아 대륙판에 있기 때문이다.

아나톨리아 대륙판은 남쪽에서 압박하는 아랍·아프리카 대륙판과, 북쪽의 유라시아 대륙판의 마찰과 충돌속에 서쪽방향으로 떠밀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각 구조 운동상 압력이 쌓이고 있는데, 극도로 쌓인 압력은 한순간 지진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튀르키예에는 1200km 규모의 북아나톨리아 단층과 700km 규모의 동아나톨리아 단층 등 2개의 지진대가 있다. 동아나톨리아 단층에서는 매년 두 대륙판이 측면에서 서로 맞서 1cm씩 이동하고 있다. 이중 이번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는 동아나톨리아 단층에 있다.

마르코 본호프 독일 지진연구센터 연구원은 독일 슈피겔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면서 "일련의 대지진이 발생할 시간이 이미 지났다. 이 중 하나가 지금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본호프 연구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압력이 쌓이게 된다"면서 "그러다 지진이 나면 한꺼번에 수백년간 쌓였던 긴장이 해소되면서 지상에 극적인 후과를 낳게 된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대륙판은 수초만에 수미터씩 위치를 바꾼다"면서 "이같은 지진이 발생하면 깨지기 쉬운 지각이 20km 깊이까지 쪼개진다"고 말했다.

지리적 특성에 이어 이번 지진 규모가 7.8로 강진이었고 진앙 깊이가 약 18㎞로 얕은 편이어서 건물에 타격을 많이 줬다고 BBC는 전했다. 게다가 대부분 집에서 잠을 자던 새벽 시간대에 발생하면서 더욱 큰 피해를 낳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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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지진 피해 현장(사진=AFP/연합)

건물이 튼튼하지 못한 점도 대규모 인명 피해의 배경이다. 영국 포츠머스대의 카르멘 솔라나 화산학과 위험 커뮤니케이션 부문 부교수는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의 내진 인프라는 수준이 일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200년 이상 주요 지진이나 경고 신호가 없었기 때문에 대비가 잘 돼 있지 않았다고 BBC는 분석했다.

시리아의 오랜 내전도 지진 피해를 키운 한 배경으로 보인다. 수년간 전투로 인해 건물들이 이미 구조적으로 손상된 상태로 약해져 있었다는 것이다.

가디언지는 또 전에도 안전 관련 관리 감독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지어진 새 건물이 종종 무너지곤 했다고 덧붙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첫 지진 이후 9시간여 만에 규모 7.5의 여진이 뒤따른 점도 피해를 키웠다. 또 두 강진 사이에 규모 5에서 6짜리 지진도 반복돼 총 80여 차례 여진이 튀르키예뿐 아니라 인접국 시리아를 흔들었다.

기상이변 전문가 채드 마이어스는 규모 7.5의 여진은 "지진 그 자체"라며 "(이번 지진은) 1999년 이후 이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일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과거 1999년 8월 서부 이즈미르에서 7.4 규모 지진이 발생해 무려 1만 7000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아나톨리아 단층에 대해 더욱 우려하고 있다. 이 일대에는 인구 1600만명의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이 있기 때문이다. 이스탄불에 지진이 발생한 지는 상당히 오래 지났기 때문에 이 일대 타격이 큰 강진이 발생하리라는 것은 전문가들 사이에는 시간문제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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