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기준 완화 이후 재건축 확정 단지 증가
북가좌동 DMC한양, 서대문구 최초 재건축 확정
방학신동아1단지·올림픽훼밀리타운 등 E등급 받아
"안전진단은 재건축의 '씨앗'…공급 물량 확보에 도움"
▲정부의 규제 완화로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 단지가 증가하는 가운데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한양아파트도 서대문구 최초로 지난 8일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최종 통과됐다. 사진은 DMC한양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기령 기자 |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대문구청은 지난 8일자로 북가좌동 DMC한양아파트에 대해 적정성 여부를 자체 검토하고 ‘재건축 안전진단 최종 통과’ 결정을 내렸다.
서대문구에서 공동주택 재건축 사업 추진이 확정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DMC한양아파트는 앞서 지난 2021년9월 정밀안전진단 용역에서 평가 점수 53.45점으로 D등급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5월부터는 국토안전관리원의 정밀안전진단 적정성 검토가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을 개정·고시함에 따라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 없이도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가 가능해졌고 서대문구청의 현장 실사를 거쳐 최종 재건축이 확정됐다.
기존에는 재건축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 1차 정밀안전진단,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2차 정밀안전진단의 경우 국토안전관리원 등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업 추진 기간이 오래 걸리고 주택 공급이 지연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을 개정·고시함에 따라 1차 정밀안전진단 결과에서 오류나 자료 부족 등이 없는 경우, 정비계획 입안권자(구청장)가 안전진단 공공기관에 적정성 검토를 의뢰하지 않아도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올 들어 국토교통부의 관련 기준이 대폭 완화됐다.
이에 따라 1차에서 조건부 재건축을 받았던 DMC한양도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가 아닌 지방자치단체 자체 검토로 추진함에 따라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최종 통과된 것이다.
DMC한양 아파트는 1987년 준공돼 올해로 입주 37년차로 최고 15층, 6개동, 660가구 규모다. 해당 단지는 향후 정비계획 수립을 통해 공동주택 재건축 정비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구청 관계자는 "구조안정성 평가항목 중 내구성 부분에서 이미 중성화가 진행되고 슬래브 부분에서 E등급, 염분 함유량 또한 E등급으로 판정된 것이 재건축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도봉구 방학3동 방학신동아1단지는 지난 9일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44.82점)을 받았다. 도봉구청 |
지난 9일 방학3동 방학신동아1단지도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최종 통과하면서 재건축을 확정지었다.
방학신동아1단지는 1990년 준공한 단지로 최고 15층, 30개동, 3169가구로 도봉구 내 최대 규모다.
재건축 연한(30년)이 도래하면서 지난 2021년6월 주민들의 안전진단 요청에 따라 분야별 전문가들이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안전진단 실시 필요’ 결정이 내려졌고 이후 주민들의 안전진단 비용 모금이 완료돼 같은 해 10월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진행했다.
이후 지난달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 완화로 해당 단지는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44.82점)을 받아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 필요 없이 재건축을 확정 짓게 됐다.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도봉구 내에서 재건축 확정 최초 단지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은 지난달 30일 재건축 안전진단 E등급을 받으며 재건축 최종 통과 단지가 됐다. 사진은 올림픽훼밀리타운 단지 전경. 사진=김다니엘 기자 |
올림픽훼밀리타운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된 정밀안전진단 용역 결과 재건축 E등급(44.73점)을 받으며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졌다.
▲국토교통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정고시안’ 중 안전진단 최종 성능 점수표. 국토교통부 |
기존에는 조건부재건축 점수가 30점 초과~55점 이하였는데 이 점수 기준이 완화되면서 45점 이하를 받아도 즉시 재건축이 가능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라 앞으로 재건축 신청은 물론 안전진단 최종 통과 단지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신청하면 충분히 통과 가능성이 있으니 단지별로 주민들이 재건축 안전진단 비용 모금을 서두르는 분위기"라며 "안전진단은 재건축의 ‘씨앗’ 단계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씨앗을 많이 뿌려야 주택 공급 물량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