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욱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분석
"원료비 연동제 적용 시 MJ당 35.8원까지 높아져야"
"작년 요금, 전년 比 38.4% 인상 12월 MJ 19.7원과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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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 계량기 설치 모습. |
물가인상 등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정부의 정책적 가격결정이 실제 인상돼야 하는 요금을 주저앉힌 모양새다.
14일 강병욱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도시가스 요금 구조와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에 관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원료비 연동제를 시행해 국제 천연가스 가격 인상분을 그대로 국내 요금에 반영했을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가스공사의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실제 책정된 요금인 19.7원/메가줄(MJ) 보다 81.8% 높은 35.8원/MJ까지 인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정부에서 원료비 연동제를 시행했다면 지난해 12월 난방비가 10만 원 정도 나온 가구는 실제 18만 원이 넘게 나왔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지난해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4월부터 총 네 차례 인상돼 전년 대비 총 38.4% 올랐다. 높아진 가스 도입가격만큼 요금에 반영하는 원료비 연동제를 시행하지 않았음에도 요금 인상규모가 전년 대비 약 40% 가깝게 높다. ‘난방비 폭탄’ 여론이 들끓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시장 간섭 없이 그대로 원료비 인상분만큼 가스요금에 반영됐을 경우, 81.8% 수준의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가스요금은 기본적으로 국내로 도입되는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좌우한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적 결정에 따라 최종 요금 인상여부 등이 결정되는 구조다.
국제 천연가스 시장은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TTF(유럽가스가격지수)와 JKM(한-일 마켓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2월 이후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고공행진 속 등락을 거듭했다. 지난해 8월 TTF와 JKM의 월평균 가격은 MMBTU(영국백만열량단위) 당 69.9달러, 52.2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2월 들어 TTF와 JKM 가격이 각각 36.0달러, 31.9달러 수준을 보이며 가격안정이 이뤄지는 듯 했으나 이는 2020년 12월 대비 각각 514.6%, 241.5% 상승한 가격 수준이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 급등과 함께 국내 천연가스 도입단가도 덩달아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도입단가는 2년 전에 비해 250.1% 상승한 MMBTU 당 24.2달러 수준이다.
업무난방용과 산업용 요금의 경우 높아진 국내 도입단가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지만, 주택용과 일반용 요금의 경우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소폭의 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난방비 폭탄’이라는 용어로 도시가스 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지만, 실제 이뤄진 요금 인상은 국제 천연가스 가격 인상분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가스공사가 향후 가스 요금 인상분에 반영해 회수해야 하는 미수금이 9조원 정도로 차곡차곡 쌓이는 상황에서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고, 미수금을 해소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묘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youn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