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의 맛잘알] 7년만의 외출 '라이스버거', 달콤매콤 MZ입맛 저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2.15 17:23

■ 롯데리아 '전주비빔라이스버거'

2016년 단종…비빔밥 한정판 메뉴로 부활



소스·찰기·밥알 식감 '굿'…채소 궁합 '글쎄'

정식출시 놓고 고민…후속호응 여부 관건

라이스버거

▲14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롯데리아 매장에서 구매한 전주비빔라이스버거 세트. 사진=조하니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과거 1990년대 후반 등장해 ‘K-밥버거의 원조’로 불리는 롯데리아 라이스버거가 돌아왔다. 전주비빔밥을 한 주먹 크기로 축소시킨 ‘전주비빔라이스버거’가 주인공이다.

지난 2016년 ‘야채라이스불고기버거’를 끝으로 메뉴판에서 사라진 후 올해 새로운 맛으로 무장해 나타난 것이다.

7년 동안의 오랜 컴백 준비를 마친 전주비빔라이스버거는 어떤 맛일까. 인근 롯데리아 매장에서 구매해 직접 먹어보았다.

먼저 포장지부터 훑어보니 기존 종이 포장재 대신 금박지를 사용한 게 눈에 확 띄었다. 빛에 반사될 때마다 황금색으로 반짝이며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재질 특성상 화재 위험으로 전자레인지에 곧바로 데울 수 없는 것은 포장고객 입장에서 다소 번거로울 것 같았다.

버거를 베어물어 보니 먼저 고추장 소스를 접목한 라이스번의 달콤매콤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살짝 꼬들꼬들한 된밥 형태로 밥알 식감을 즐기기 좋은 데다 찰기도 적당했다. 참기름을 두른 듯 기름기도 많아 퍽퍽하지 않았지만, 포장지에 묻어 나와 손마저 번들거릴 정도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밥알도 점점 흩어져 계속 손으로 들고 먹기 무리였다.

속재료로 들어간 소고기 패티와 반숙계란, 양상추, 양파 등은 흡사 비빔밥을 연상시켰다. 특히, 육즙을 머금은 소고기 패티와 담백한 계란프라이가 입맛을 돋아줬다.

다만, 양상추·양파 등 채소는 아삭한 식감을 제외하면 다른 재료와 궁합이 ‘애매하게’ 느껴졌다. 차라리 콘셉트에 맞게 각종 나물을 넣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개인적 아쉬움이 남았다.

이처럼 소비자 품으로 귀환한 라이스버거는 한때 불고기버거·새우버거 등과 함께 롯데리아 대표 메뉴로 꼽혔다.

일반 버거빵이 아닌 국내산 멥쌀·찹쌀 등을 섞어 만든 라이스번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시리즈 제품 모두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실제로 1999년 5월 시장에 첫 선보인 라이스버거는 출시 한 달 만에 80만개 판매고를 기록했다. 2001년 5월 내놓은 후속작 ‘김치 라이스버거’도 내놓은지 한 달 만에 250만개 이상 날개 돋히듯 팔렸다.

이후 2016년 갑작스러운 단종 소식을 들은 소비자들의 꾸준한 재출시 요구를 반영해 한정 판매로 내놓은 제품이 바로 ‘전주비빔라이스버거’다. 추후 2~3개월 동안 판매될 예정인 가운데, SNS·유튜브 등을 통해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이 확산되며 물량 조기 소진도 예상하고 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라이스버거 출시와 함께 이른바 ‘비빔좌’ 유비빔 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소비자 사이에서 화제도 모았다. 전주에서 비빔밥집을 운영하는 유비빔 씨가 출연한 롯데리아의 비빔 시대극 영상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리아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버거가게’에 지난 7일 게재된 영상은 15일 기준 조회 수 154만5700여회를 기록했다.

한편, 라이스버거가 상시 판매가 아닌 한정판매 메뉴로 제공되는 점에서 향후 정식 판매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앞서 2019년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야채라이스불고기버거’ 반짝 한정판매도 나선 바 있지만, 이를 정식 출시하기까지 롯데리아의 고민도 깊다.

전통 식재료보다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소비자 특성은 물론, 1인당 쌀 소비량이 감소하는 추세라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7년 만에 출시된 전주비빔라이스버거도 한정판매 제품에도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서 운영한 ‘불고기 랩 9222’ 팝업스토어를 통한 시범 판매로 상품성을 거친 제품이다. 당시 광고나 기타 판촉, 배달을 제외하고 판매를 이어갔지만 꾸준히 제품 구매가 이뤄지며 좋은 반응을 거둬 이번 한정판매까지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현재 식품 트렌드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전과 달리 제품력이 좋아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비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 발맞춰 라이스버거 제품을 지속 연구·개발 중이며, 새 콘셉트를 부여한 제품도 출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비빔라이스버거

▲14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롯데리아 매장에서 구매한 전주비빔라이스버거 포장지를 벗긴 모습. 사진=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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