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가격 하락폭↓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기록하기도
전문가 "‘일장춘몽’으로 끝날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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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에 비해 48.8% 이상 증가하고 집값 하락폭 또한 축소되자 부동산 시장 반등을 주장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혹독했던 거래절벽이 다소 해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가격 하락폭 또한 동시에 축소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 반등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6일 서울시 부동산 정보 플랫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달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는 1246건으로 전월(837건) 대비 48.8%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 5월(1737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월(1098건)과 비교했을 때도 13.4% 이상 상승한 수치이다.
특히 지난해 큰 하락폭을 기록한 송파구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성지로 불리는 노원구는 각각 123건, 109건의 거래량을 기록하면서 서울 내 지역 중 가장 거래가 활발한 곳으로 등극했다.
실제 지난해 거래가 뜸했던 송파구 주요 대단지에서는 지난달에만 수십건의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9510가구 규모 대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에서는 지난달에만 24건의 매매가 이뤄졌으며 같은 지역 대단지인 신천동 ‘파크리오’에서는 18건이 거래됐다.
신고 기한이 오는 30일까지인 점을 감안한다면 지난달 서울 최종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1·3대책의 영향으로 1월 집값 하락폭 또한 축소됐다.
한국부동산원 ‘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2.96%에서 지난달 -1.78%로 낙폭이 줄었다.
지난해 12월 12억6500만원에 거래됐던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6일 14억8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 달여 만에 2억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10월 28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송파구 잠실동 대단지 ‘트리지움’ 전용면적 149㎡는 지난달 20일 34억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증가하고 집값 하락폭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 완화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지난달 부동산 연착륙 방안을 담은 1·3대책을 발표되면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시켰다. 추가로 연 소득과 관계없이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라면 5억원까지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까지 출시하면서 거래절벽 현상 해소를 노렸다. 이후 1·3대책 및 특례보금자리론의 영향이 부동산 시장에 나타나면서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고 가격 하락폭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계약 중 61%는 9억원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전날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82%까지 하락하면서 부동산 시장 반등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그동안 쌓여있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일어난 일시적 반등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거래절벽이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 수치만으로 부동산 시장 반등을 논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반등 분위기는 일시적인 것이며 앞으로 상황은 악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규제 완화의 효과로 지난달 부동산 시장 반등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만 그러한 분위기가 이번 달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며 "이는 일시적인 반등으로 평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자 다수의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려 거래량은 다시 줄어들 것"이라며 "현재 남아있는 규제 완화 카드도 많지 않을뿐더러 조금 내려간 대출금리 때문에 큰돈을 투자할 수요자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는 ‘일장춘몽’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