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노력 무색해졌다"...출렁대는 은행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2.16 16:23

16일 KB·신한·우리금융 주가 하락…하나금융만↑

대통령·당국, 은행 '고금리' 잇단 지적



잘나가던 은행주, 하락 국면으로 전환

쏟아냈던 주주환원책 효과 상쇄됐나

2023021601000894300039621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의 은행권 고금리에 대한 강도 높은 압박에 은행주가 출렁이고 있다. 은행주는 주주환원 강화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였으나, 예대금리차 확대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신한·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 주가가 하락했다. KB금융 주가는 4만9800원으로 전일 대비 1.19% 떨어졌다. 신한금융은 3만7900원으로 0.39%, 우리금융은 1만2130원으로 0.57% 각각 내렸다. 반면 하나금융지주는 4만4400원으로 0.23% 상승했다.

주주환원 강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하던 은행주는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하락 국면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 은행의 고금리에 대한 지적을 이어가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꺾였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은행의 고금리로 인해 국민들 고통이 크다"며 "은행의 돈 잔치로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원회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지난달 30일 윤 대통령이 은행은 ‘공공재’라며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 이후 또 다시 은행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4일 임원회의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고 시장을 완전 경쟁 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어 15일에는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과점 체제의 은행권의 경쟁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만들어 보고하라고 하며 현재 은행산업 구조를 완전히 개편할 것임을 암시했다.

은행을 향한 집중포화가 계속되자 은행주가 충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의 가장 큰 수익 통로인 이자이익을 더는 확대하기 어려운 데다, 은행의 영업 자체가 눈총을 받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은행주에 거는 기대감이 줄고 있다. 은행권은 15일 3년간 10조원 이상을 주입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발표했는데, 이처럼 사회적 책임을 위해 사용되는 비용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은행권은 역대급 주주환원 정책을 구상하면서 주가를 빠르게 끌어올렸는데 이같은 노력도 무색하게 됐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KRX은행 지수는 지난달 2일 592.44에서 지난 10일 689.03까지 약 16% 상승했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환원책 강화 요청에 금융지주사들의 주주환원 기대감이 커졌고, 실제 금융지주사들은 지난 9일까지 진행된 실적발표회에서 주주환원률을 30%까지 끌어올리고 목표 환원율을 최대 50%까지 제시하며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 13일 윤 대통령 발언을 기점으로 KRX은행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선 후 지난 15일까지 3일 동안 약 7% 하락했다.

은행권에서는 주주환원 강화 노력에도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은행권에 대한 태도에 주가가 급락하자 "은행주는 저평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자조 섞인 말이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주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극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분명해진 것 아니냐"며 "국내 은행의 관치, 규제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극 투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은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주주회사인데 너무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는 것 같다"면서도 "은행산업이 규제산업인 만큼 위로부터의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dsk@ekn.kr
송두리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