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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증권사가 대출금리를 속속 인하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카드사 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달해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은행과 증권사가 대출금리를 속속 인하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카드사 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 부담과 업황 둔화 등을 이유로 꼽고 있지만,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고점 대비 2%포인트 떨어진 만큼 금리를 인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업 카드사의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평균 금리 상단은 19.43%다.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과 장기카드대출(카드론) 평균 상단 금리도 각각 18.35%, 16.36%으로 집계됐다. 현재 기준 전업카드사의 현금서비스 금리도 16.88~19.57%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금리 적용 비중도 마찬가지다. 카드론 중 금리가 12% 미만인 중·저금리 적용 회원 비중은 평균 11.6%로 지난해 6월 말 28.6%보다 17%포인트 축소됐다. 12% 이상 고금리를 적용 받는 회원의 비중은 같은 기간 71.4%에서 88.4%로 증가했다.
현금서비스는 중·저금리를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전업카드사 현금서비스 이용자의 98.8%가 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하나카드(99.99%)와 우리카드(99.95%), 현대카드(99.27%), 롯데카드(99.21%)는 거의 전원이 고금리를 내고 있다. 삼성카드(97.87%)와 KB국민카드(97.37%), 신한카드(97.12%)도 중금리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는 은행과 증권사와는 다른 행보다. 금융당국이 주요 시중은행들과 증권사들에게 대출 금리가 올라갈 요인은 여전히 적다면서 대출금리 인상 자제를 유도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요 은행들의 변동형 대출금리도 하향 조정됐다. 최근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코픽스 금리는 2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해 12월 4.34% 이후 2월에는 3.82%까지 하락했다. KB국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연 5.43~6.83%에서 4.96~6.36%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의 변동형 상품은 연 5.89~6.89%에서 5.42~6.42%로 하향 조정됐다.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한국투자증권은 은행 또는 비대면 개설 계좌인 뱅키스 고객을 대상으로 신용융자 최고구간(30일 초과) 이자율을 현행 연 9.9%에서 연 9.5%로 0.4%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변경 이자율은 결제일 기준 오는 28일, 체결일 기준 24일자 신규 매수부터 적용된다.
삼성증권도 일부 구간의 신용융자 이자율을 최대 0.4%포인트 낮춘다. 비대면 개설 기준 90일 초과 신용융자 이자율은 기존 10.2%에서 9.8%로 낮아지고, 60일 이하의 중·단기 이자율도 0.1%포인트씩 낮추기로 했다. 메리츠증권과 KB증권은 이자율 인하를 검토하고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도 이자율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이 가장 큰 지적을 받는 이유는 여전채 금리는 안정세를 찾고 있음에도 금리 인하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자금의 70%가량을 채권으로 마련하기에 시장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
금융당국도 여전채 조달금리 안정화로 비용부담이 줄어든 만큼 대출 금리를 합리적으로 운영해달라고 카드사에 요청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6일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전략 부문 임원들을 불러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과 리볼빙 등의 대출성 상품·서비스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다만, 조달 금리가 내려갔어도 대출금리에 반영하기까지 통상 수개월의 시차가 걸리는 만큼 곧바로 인하에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오른 조달 금리 비용을 대출 금리가 반영하면서 높아졌다"며 "자금이 조달되고 상품에 금리가 반영되려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인하에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