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2세대 빈혈치료제 첫 개발 '탑티어 바이오' 과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2.21 17:47

[기획] ‘형보다 나은 아우’ 바이오시밀러, K-바이오 성장 이끈다 ①
빈혈치료제 ‘네스프’ 이어 안과질환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출시
전통 제약사서 바이오 아우르는 종합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의 변신 중

서울 충무로 종근당 본사 전경

▲서울 충무로 종근당 본사 모습과 김영주 대표이사(내부 사진).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 화두 중 하나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꼽힌다. 연매출 약 30조원의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를 비롯해 ‘아일리아’, ‘스텔라라’ 등 다수의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잇따라 만료되면서 국내외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바이오시밀러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동등한 효능을 가지면서 오리지널보다 가격이 낮아 대부분 고가인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새로운 제조기술을 도입하거나 함량을 높이는 등 기존 오리지널보다 우수한 바이오시밀러를 선보임으로써 바이오 ‘시밀러(비슷한)’를 넘어 바이오 ‘베터’(더 나은)로 차별화하고 있다.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요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시리즈로 소개하고 K-제약바이오의 바이오시밀러 경쟁력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80년 역사의 전통 제약사 종근당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통해 합성(케미컬)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을 아우르는 종합 제약바이오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달 13일 황반변성(안과질환)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의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를 출시했다. 앞서 종근당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루센비에스 품목허가를 받고 올해 초 출시를 예고해 왔다.

이로써 종근당은 지난 2019년 빈혈치료제 바이오의약품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 이후 자사의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보유하게 됐다.

루센비에스는 종근당의 독자기술인 ‘항체절편 원료제조 기술’을 적용해 고순도의 라니비주맙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종근당은 지난 2012년부터 바이오시밀러 자체개발 플랫폼을 구축, 라니비주맙 원료의약품을 개발해 왔다.

황반변성은 눈 망막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조직인 황반이 노화나 염증으로 기능을 잃어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비정상적으로 생긴 혈관에서 누출된 혈액이 황반을 손상시키는 ‘신생혈관성(습성) 황반변성’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3대 실명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적 고령화에 따라 황반변성 치료제 수요가 높아질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루센비에스는 △신생혈관성(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의 치료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 손상의 치료 △증식성 당뇨성 망막병증의 치료 △망막정맥폐쇄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 손상의 치료 △맥락막 신생혈관 형성에 따른 시력 손상의 치료 등 오리지널 의약품인 루센티스가 보유한 적응증 5개를 모두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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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루센비에스’(왼쪽)와 ‘네스벨’. 사진=종근당



루센비에스는 지난해 11월 SCI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국내 임상 3상 결과를 게재, 최대교정시력(BCVA), 중심망막두께 등 주요 지표에서 오리지널과 약물 효능 및 안전성, 면역원성, 약동학적 특성 모두 임상적으로 동등함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종근당은 루센비에스를 환자 상태에 맞춰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간 고정적으로 투여할 때에도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은 국내 약 320억원, 글로벌 약 105억달러(약 1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은 향후 수년간 연평균 6.9% 성장해 오는 2030년 180억달러(약 2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은 우선 국내 시장을 비롯해 약 2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동남아시아와 중동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이를 발판삼아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종근당은 미국 암젠과 일본 쿄와하코기린이 공동 개발한 2세대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를 201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네스벨(주성분 다베포에틴 알파)’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외에 공급해 왔다.

2세대 빈혈치료제 글로벌 시장은 약 3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종근당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베트남 등 동남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 네스벨을 수출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루센비에스는 종근당이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해 오리지널 약물이 가진 적응증을 모두 확보한 고순도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라며 "네스벨과 루센비에스에 이어 현재 임상 중인 항암이중항체 바이오신약 ‘CKD-702’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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