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로 합병 뒤 잇단 악재 털어내기에 주력
손정현 대표 '기본 기업가치' 강조 마케팅 쇄신
특화매장 확대·고객마케팅 강화, 실적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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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메뉴. 사진=SCK컴퍼니(구 스타벅스 코리아)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지난 2021년 이마트와 한 식구가 된 뒤 잇따른 악재 발생으로 ‘로열티(충성고객) 경영’에 흠집을 남긴 스타벅스가 올해 ‘초심경영’으로 재장전한다.
스타벅스의 초심경영은 대표적인 고객중심경영 기업으로 평가받아온 만큼 실추된 마케팅·품질·매장 경쟁력을 모두 높여 ‘고객 만족’이라는 서비스 본질에 집중한다는 내용이다.
실천 방법으로 지난해 캐리백 굿즈 사태를 계기로 기본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구사해 고객 신뢰도 회복에 주력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인테리어를 갖춘 특화매장을 늘려 ‘스타벅스 고유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21일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따르면, 22일부터 24일까지 일부 매장을 제외한 전국 매장에서 아메리카노(톨 사이즈 기준)를 2500원에 판매한다. 이는 지난 1999년 국내 1호점인 서울 이대점 개장 당시 숏 사이즈 가격이다. 현재 판매가격 4500원과 비교해 2000원 싸다.
이번 행사는 과거 ‘50주년 리유저블컵 행사’ 때처럼 허술한 마케팅으로 또 다시 소비자 혼선과 직원들의 업무 과중을 빚는 일이 없도록 행사 시간·구매 제한 등을 마련한 점이 특징이다. 고객 이용률이 적은 오후 2시~5시, 하루 3시간 동안 영수증 한 장 당 최대 4잔만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스타벅스가 가격을 크게 낮춰 손님맞이에 나선 이유는 대외적으로 지난달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인 ‘리워드’ 회원 수 1000만명 돌파를 기념하겠다는 차원이다. 더욱이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이사가 이번 행사와 관련해 "초심을 기억하며 감사의 마음을 나눌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자성적 태도를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배경에 깔려 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지난해 7월 고객증정품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후 소비자 질타가 이어졌고, 서둘러 대책을 발표했지만 결국 CEO 교체의 아픔을 겪었다. 수익성도 악화된 상황이다.
앞서 종이빨대의 악취, 샌드위치 제품의 내용물 부실 같은 악재도 쏟아진 터라 스타벅스의 캐리백 사태는 경영 변화의 계기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실적 개선을 위해 소비자 신뢰도 제고가 불가피하다는 내부 판단에서다.
지난해 SCK컴퍼니의 매출은 전년 보다 8.7% 증가한 2조593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24억원으로 49% 감소했다. 캐리백 사태가 발생한 4분기 영업이익만 봐도 194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무려 66% 줄었다.
SCK컴퍼니 관계자는 "증정품 환불 비용과 고환율 여파에 따른 원두 등 원가 상승 등의 영향이 있었다"며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향후에도 품질 검증 프로세스와 자체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데 힘 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몸집은 커졌지만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진 점도 문제다. 스타벅스는 코로나 확산세가 거셌던 2020년(3.1%)을 제외하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출 증가율 연평균 20%대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8.7%까지 반토막 이상 떨어졌다.
스타벅스의 대응은 연평균 100개 이상 직영 매장을 출점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면서 특화매장 출점으로 지점별 경쟁력을 높이는 질적 성장도 병행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마트 인수 이후 차별성 없는 매장 확대로 이른바 ‘쓱타벅스’라는 조롱 섞인 조어마저 등장했던 만큼 매장 인테리어·이색 경험 등을 갖춘 매장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 내 폐극장 공간을 재해석한 매장 ‘경동1960’이 좋은 본보기에 해당한다.
SCK컴퍼니 관계자는 "경동1960점은 주중에 하루 평균 방문객 1000명 이상, 주말에는 2000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중순 북한산 자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루프탑을 갖춘 ‘더북한산점’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20년 7월 ‘더양평 DTR’점, 지난해 1월 ‘더북한강 R점’, 같은 해 10월 ‘대구종로고택점’ 등도 특화매장으로 손꼽힌다.
SCK컴퍼니는 고객들에게 제3의 공간으로서의 매장 경험을 지속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