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ETN 개미 ‘희비’…인버스 웃고 레버리지 울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2.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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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공급 배관.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천연가스 값이 올 들어 급락하면서 관련 ‘인버스’와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천연가스 값이 안정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지만, 중장기적으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은 올 들어 162.02% 급등했다. 지난해 11월 23일 기록한 저점과 비교해서는 약 420% 올랐다. 해당 상품은 국내에 상장된 ETN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 S&P -2X 천연가스 선물 ETN(H)’과 ‘메리츠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도 각각 161.23%, 157.67% 올랐다.

이들 ETN은 천연가스 값 하락폭의 두 배만큼 수익을 추구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예를 들어 가스 값이 1% 하락하면 해당 ETN은 2% 상승하고, 천연가스 값이 1% 상승하면 해당 ETN은 2% 하락한다.

반면,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ETN은 급락했다. 대신 S&P 2X 천연가스 선물 ETN는 올 들어 72.3% 빠졌다. 신한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는 지난해 고점 대비 9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와 RUE 블룸버그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도 약 70%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천연가스 ETN 상품들이 급등락을 겪는 이유는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천연가스 값이 크게 떨어지면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 헨리허브(HH) 기준 천연가스 값이 100만BTU(열량단위)당 9달러 선을 웃돌았으나, LNG(액화천연가스) 재고량 증가 여파로 빠르게 하락했다.

유럽의 천연가스 값도 1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17일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유럽 천연가스 값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은 전일 대비 5.7% 하락, 메가와트시(㎿h)당 49.05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지난해 2월보다 약 30% 낮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적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고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천연가스 재고 수준은 총 캐파의 과거 평균(약 51%)보다 높은 약 71.1% 수준"이라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천연가스 수급 리스크는 대부분 해소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천연가스 값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련 ETN 상품은 단기간 보유하거나, 매수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천연가스 수요 회복과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중단, 유럽과 아시아의 물량 확보 경쟁 등으로 점차 천연가스 값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지난해 유럽에 약 60bcm의 천연가스를 수출했는데, 이는 2023년 유럽 천연가스 수요 전망치의 약 2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러시아 천연가스 수출량이 사라진다면 재고를 축적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따뜻한 초겨울 날씨와 유럽연합의 천연가스 재고 확충으로 최근 3개월간 안정된 흐름을 보였지만, 여전히 남은 불확실성은 천연가스 수급과 가격에 변동성을 야기할 것"이라며 "천연가스 값의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 손실이 일어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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