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형보다 나은 아우’ 바이오시밀러, K-바이오 성장 이끈다 ②
얀센 블록버스터 자가면역 치료제…오리지널과 동등성 입증 자신감
개발 착수 10년만에 상업화 눈앞, 역대 최대 R&D 투자로 성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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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의 동아에스티 연구소 외부 모습과 김민영 대표이사(내부 사진) . 사진=동아제약 |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 화두 중 하나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꼽힌다. 연매출 약 30조원의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를 비롯해 ‘아일리아’, ‘스텔라라’ 등 다수의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잇따라 만료되면서 국내외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바이오시밀러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동등한 효능을 가지면서 오리지널보다 가격이 낮아 대부분 고가인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새로운 제조기술을 도입하거나 함량을 높이는 등 기존 오리지널보다 우수한 바이오시밀러를 선보임으로써 바이오 ‘시밀러(비슷한)’를 넘어 바이오 ‘베터’(더 나은)로 차별화하고 있다.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요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시리즈로 소개하고 K-제약바이오의 바이오시밀러 경쟁력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지난해 지주사 전환 이래 최대 매출액과 연구개발(R&D) 투자액를 기록한 동아에스티(ST)가 올해 글로벌 블록버스터의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통해 성장 기조를 이어간다는 목표이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상반기 중에 글로벌 연매출 12조원 규모의 블록버스터인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DMB-3115’에 대해 미국과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스텔라라는 인터루킨(IL)-12·23 억제제 계열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의 치료제로 활용된다. 의료정보 데이터 전문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총 168억달러(약 21조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렸다.
스텔라라는 오는 9월 미국, 내년 7월 유럽에서 물질특허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주요 국내외 제약사들은 앞다퉈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동아에스티를 비롯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21년 DMB-3115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시작한 동아에스티는 코로나 팬데믹의 어려움 속에서도 미국, 폴란드, 라트비아 등 총 9개국 60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지난해 11월 임상 3상 시험을 완료했다. 지난달 이 시험 결과를 토대로 스텔라라 대비 치료적 동등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글로벌 상업화도 이미 준비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21년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와 DMB-3115의 글로벌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 계약을 체결, 한국과 일본 등 일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서의 허가와 판매에 관한 독점 권리를 인타스에 이전했다.
이에 따라 인타스는 미국의 어코드바이오파마 등 전 세계 계열사를 통해 DMB-3115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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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에스티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DA-1229)’. |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3년부터 DMB-3115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에 착수한지 꼭 10년만에 상업화의 결실을 눈앞에 둔 셈이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얼마나 많은 투자와 인내심이 필요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동아에스티는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7000억원에 육박하는 총 699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했다.
다행히 동아에스티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주요품목 수출길이 막히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 수출회복 등에 힘입어 2013년 지주사로 전환된 이래 최대인 635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연구개발비 투자액도 지주사 전환 이래 최대인 848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R&D 투자를 통해 동아에스티는 DMB-3115 외에 다수의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 ‘DA-1229’(제품명 슈가논)는 합작사인 레드엔비아가 대동맥 판막석회화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미국에서도 임상 2b·3a상 임상 개시를 예정해 놓고 있다.
과민성방광 치료제 ‘DA-8010’은 지난달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을 받아 다음달 59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주 1회 패치형으로 붙이는 치매 치료제인 개량신약 ‘DA-5207’은 국내 임상 1b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비만치료제 DA-1726 등 혁신신약도 개발 중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지난해 R&D 부문 전담 사장에 글로벌 제약사에서 중개연구 전문가로 혁신신약 개발을 이끌었던 박재홍 사장을 새로 영입해 중장기적인 R&D 역량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며 "중점 치료영역을 항암, 면역, 퇴행성뇌질환 등으로 선정하고 공격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규 R&D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