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영향으로 재건축 확정 단지 늘어날 예정
급락했던 노원구 아파트값 보합에 가까워지는 중
전문가 "재건축으로 인한 가격 상승 전망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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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내 지역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던 서울 노원구에서 재건축 확정 아파트 단지들이 속출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일대 전경.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중 가장 앞에 위치한 서울 노원구에서 정부의 안전진단 완화 이후 대규모 재건축이 급물살을 타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하계동 현대우성아파트는 지난 13일 노원구청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고 이후 지난 17일 예치금을 납부했다. 현대우성아파트는 2021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후 진전을 보이지 못하다가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및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의 영향으로 2년여 만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5일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을 개정 고시하고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50%에 달했던 구조안정성 비중을 30%로 하향 조정했으며 주거환경(15%)과 설비노후도(25%) 비중을 각각 30%로 상향시켰다.
또 ‘D’ 등급 이하일 경우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던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2차 정밀안전진단)를 지자체 별도 요구가 없을 경우 생략할 수 있게 해 중요 절차에 들어가는 시간을 절감했으며 재건축 확정인 ‘E등급’ 점수도 기존 30점 이하에서 45점 이하로 확대했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빗장이 풀리면서 노원구를 포함한 서울 전역에서는 재건축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는 아파트 단지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노원구 내에서는 이미 6개의 단지가 재건축 확정 판정을 받은 상황이다.
상계주공 1(2064가구)·2(1966가구)·6단지아파트(2646가구), 상계한양아파트(492가구), 상계미도아파트(600가구), 하계장미6단지아파트(1880가구) 등이 올해 들어 재건축을 확정지었다.
여기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현대우성아파트(1320가구)·월계시영아파트(3930가구)·월계삼호4차아파트(925가구),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정밀안전진단을 준비 중인 극동·건영·벽산아파트(1980가구)와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한신·청구아파트(1860가구),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청솔아파트(1192가구)까지 더해진다면 노원구 내에서만 총 2만855가구 규모의 아파트들이 재건축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참고로 노원구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2.02% 떨어지며 서울 내 지역 중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5개월 만에 보합으로 전환됨에 따라 구축 단지가 다수 위치한 노원구 아파트 가격 또한 -0.16%를 기록하며 낙폭이 축소됐다.
이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로 인한 대규모 재건축 확정의 영향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최근 노원구 아파트 가격은 긴 침체 이후 다시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억2000만원에 거래됐던 상계주공6단지 전용면적 58㎡는 지난 9일 6억7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2달 만에 1억5000만원 상승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노원구에서는 상계6~10동, 중계2·3동, 하계1·2동, 중계본1~4동, 하계1동 내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앞두고 있어 아파트 가격 추가 상승에 대한 희망은 커져만 가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대규모 재건축이 노원구 아파트 가격 반등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노원구는 현재 재건축을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집값 반등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대규모 재건축이 노원구 아파트 가격 상승에 주는 영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 대표는 이어 "만약 노원구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다고 하면 수요자들은 오히려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이로 인한 가격 조정 및 거래량 감소 또한 뒤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