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웃돈 美경제지표...경기 둔화 대신 금리인상 우려↑
간밤 급락한 뉴욕증시 따라 코스피·코스닥 1.78%↓, 환율은 상승
증권가 "3월 FOMC까지 불안정"...가치주, 中리오프닝주 추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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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긴축 공포’도 되살아나고 있다. ‘매파’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를 추가적인 금리 인상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원·달러 환율을 1300대로 끌어올리며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증시에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만큼 당분간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이벤트 이후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발표된 미국 제조·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각각 47.8, 50.5로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로써 경기 둔화 우려는 다소 가라앉았지만, 오히려 금리 인상 우려를 지피는 꼴이 됐다. 미 연준이 예상보다 강한 경기 체력에 주목해 당초 예상된 수준보다 최종 금리를 상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앞서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여기에 우호적인 경제지표 결과로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커져 미 연준이 긴축 재정을 조기 종료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분석이다. 미 연준 관련 인사들도 줄곧 ‘매파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불을 지핀다. 지난 2월 FOMC 당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및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유지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곧 공개될 2월 FOMC 의사록 및 추가적인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금리 인상 장기화를 암시할 것이 유력하다.
‘긴축 공포’가 되살아나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급격히 가라앉았다. ‘대통령의 날’ 휴장 이후 오랜만에 열린 뉴욕 증시가 일제히 급락한 것이다. 간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가 각각 2.06%, 2.00% 하락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2.50%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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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기준 최근 3개월간 원·달러 환율 추이.자료=네이버 |
강해진 금리 인상 우려는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은 어느새 1300선을 회복한 이후 이날까지 이어져, 1303.70원에 마감했다. 2500선 탈환을 노리던 코스피 지수는 41.28포인트(1.68%) 하락한 2417.68에 마감했다. 외국인들이 2406억원을 팔아치우며 코스피 시장을 떠났고, 기관 역시 6875억원을 순매도해 관망세에 들어갔다. 개인이 홀로 8871억원을 사들였지만 반등을 노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지수는 1.88% 하락한 778.51에 장을 마쳤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다음 증시 이벤트까지 주식 추가 매수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는 3월 FOMC에서 상반기 기준금리 기조 및 증시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분석이다. 그때까지는 정확한 증시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예상보다 빨랐던 반등장의 거품이 걷히고 있는 만큼 단기 급락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했다"며 "지금은 지나쳤던 기대감이 되돌려지는 과정으로, 3월 FOMC까지는 불안정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단 일각에서는 현재 증시가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상황인 만큼 가치주 및 중국 리오프닝 관련주에 대한 투자는 유효하다고 봤다. 미국 경제지표 결과를 봤을 때 경기 둔화 우려가 상당 부분 불식된 점은 긍정적이며, 중국 리오프닝 및 경기 부양책에 따른 수혜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오는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치주 및 리오프닝주에 대한 중국, 유럽의 수요가 기대돼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기준금리는 한·미 금리차가 커지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1300대를 유지하고 있고 수출·내수 지표가 좋지 않아 여전히 동결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