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상환 능력 악화…인뱅 여파
시중은행 신규 연체율 1년새 2배 증가
금리인상 누적 효과 지속…금감원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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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연합뉴스 |
◇ 인뱅, 연체 대출 증가…연체율 등도 악화
26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1개월 이상 연체 대출 잔액은 2915억91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말(1062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1분기 말 1062억원에서 2분기 말 1392억원, 3분기 말 1860억원, 4분기 말 2916억원으로 늘었다.
은행 중에서는 토스뱅크의 연체 대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말 1개월 이상 연체 대출은 619억원으로 같은 해 1분기 말(11억원) 대비 56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2.5배 증가한 920억원, 카카오뱅크는 2배 늘어난 1377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충분히 선별하고 있으나 시장의 악조건 속에서 기초 체력이 부족한 사례가 일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토스뱅크 측의 설명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분기 대비 3분기 대출 규모가 약 4배 늘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신생은행인 만큼 지난 1년간 대출 규모가 급격히 늘었고 시장 안정화 정책 속에서도 중저신용자에 대한 적극적인 포용 방향을 유지해 왔다"며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의 교량 역할을 적극 수행해 나간 결과"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의 여신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이에 비례해 연체 대출이 증가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 대표적인 건전성 관리 지표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 비율 역시 악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 연체율은 0.49%로 1분기 말 대비 0.23%포인트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6%로 같은 기간 0.11%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말 케이뱅크 연체율은 0.67%로 1분기 말 대비 0.19%포인트 올랐고, 고정이하여신비율(0.76%)는 0.12%포인트 상승했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3분기 말 연체율은 1분기 말 대비 0.26%포인트 오른 0.3%,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9%포인트 오른 0.23%로 각각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이 가장 높은 케이뱅크 측은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리스크 관리가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도 서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저신용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연체율이 일정 수준 상승한 경향이 있다고 했다.
◇ 시중은행 신규 연체율 작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
시중은행의 신규 연체율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신한은행 제외)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월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나타났다. 1년 전의 신규 연체율(0.04%) 대비 2배 이상 높다.
신규 연체율은 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 말 기준 대출 잔액으로 나눈 것이다. 얼마만큼의 새로운 부실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준다.
4대 시중은행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 0.04%에서 3월(0.04%)과 6월(0.04%)까지 변동이 없다가 9월 0.05%에서 12월 0.07%로 상승한 후 올해 1월 0.09%까지 높아졌다.
가계와 기업 모두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대 은행의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과 3월, 6월에는 각각 0.04% 수준이었다가 9월 0.05%에 이어 12월과 올해 1월 0.07%까지 올랐다. 기업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 0.05%에서 3월 0.03%로 낮아졌으나 이후 6월(0.04%), 9월(0.06%), 12월(0.08%) 상승세를 보였고 지난 1월에는 0.1%까지 올랐다.
전반적으로 가계와 기업 모두 하반기 들어 상승세로 전환해 연말이 지나면서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같은 연체율 상승은 기준금리 상승 누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기준금리를 3%포인트 올리며 금리를 빠르게 높였다.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이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부터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10개 은행에 대한 결산 현장심사에 들어갔다. 결산검사는 매년 초 주요 은행의 자본건전성을 들여다보는 정기적 성격의 검사로,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 대출채권의 자산 건전성 분류 적절성 등을 점검한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