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총 물량 60% 몰려…미분양 우려 여전
분양가 과하게 비싸다는 의견 지배적
전문가 "당분간 분양시장 회복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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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수도권에만 1만가구 이상의 일반분양 물량이 풀리면서 미분양 우려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고층 건물에서 내려다본 서울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기온이 조금씩 오르며 봄이 오는 것이 체감되고 있지만 분양시장에서 미분양·미계약 문제는 여전하다. 이러한 상황에 다음달 수도권에서만 1만가구 이상이 일반분양되는 것으로 알려져 분양시장 냉각기가 지속될지 여부에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다음달 전국 분양시장에는 2만3585가구(사전청약 포함, 오피스텔 제외, 1순위 청약 기준)가 공급되며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1만7687가구이다.
일반분양 물량 1만7687가구 중 수도권에만 전체 60.95%에 달하는 1만781가구가 몰려있으며 경기도가 8108가구(45.8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에서는 고덕강일3단지 사전청약을 포함한 1139가구(6.44%)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 3월 수도권 분양 예정 단지
단지명 | 전용면적 | 총가구수(일반분양) | 시공사 | 예상 분양가 |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 59~84㎡ | 707(185) | GS건설 | 84㎡ 기준 최대 11억7900만원 |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 | 46~84㎡ | 752(454) | 동부건설 | 84㎡ 기준 8~9억원 중반 |
고덕 강일 3단지 | 49~59㎡ | 715(500) | SH(시행) | 사전청약 |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 99~115㎡ | 800(800) | DL이앤씨 | 99㎡ 기준 6억원 미만 |
동탄2 공동주택 용지 | 84~101㎡ | 1103(1103) | 금강주택 | 미정 |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 | 39~113㎡ | 1957(425) | HDC현대산업개발 | 84㎡ 기준 9억원 |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 | 72~84㎡ | 1571(1571) | 현대엔지니어링 | 84㎡ 기준 4억2000만원 |
은행2지구 C2블록 롯데캐슬(가칭) | 84㎡ | 903(903) | 롯데건설 | 미정 |
포레나 인천학익 | 39~49㎡ | 526(247) | 한화건설 | 84㎡ 기준 6억원 |
자료=각사 |
또 다른 서울 주요 단지는 양평12구역 재개발이 대표적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4개동, 총 707가구 규모로 이 중 185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되는 ‘영등포자이 디그니티’이다.
다음달 7일 1순위 청약접수를 시작하는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분양가는 3.3㎡당 평균 3411만원으로 전용면적 59㎡의 경우 8억5000만원대이고 84㎡는 최고 11억7900만원대이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 및 각종 옵션 선택 시 최대 8000만원 이상이 추가돼 12억원을 넘어가게 된다.
해당 단지 인근 유일한 신축 아파트 단지인 ‘영등포 중흥S클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3월 13억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매매이력이 없어 직접적인 비교대상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주변에 정확한 비교 대상이 없다고 해도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3.3㎡당 3400만원이 넘어가는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분양가가 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높은 분양가는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때문으로 해석되며 이처럼 높은 분양가로 인해 분양시장 회복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입지가 월등히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둔촌주공 재건축 ‘올림픽파크 포레온’(3.3㎡당 3829만원)과 영등포자이 디그니티의 분양가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다음달 수도권에서 대규모 일반분양을 앞둔 시장에 미분양 문제가 또다시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매수심리가 살아나고 있고 대출, 세제 등 각종 규제가 대폭 완화된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전국 분양시장에서 물량이 늘어나고 매수 심리 또한 되살아날 것이라는 의견 또한 제기됐다.
전국 지자체들이 정비사업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고 있어 향후 도시정비사업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지난해 미분양 우려를 낳았던 아파트 단지들에서 완판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 0.97대 1을 기록하고 초기 계약률이 59%에 그쳐 미분양 우려를 낳았던 경기도 광명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선착순 분양 진행 결과 계약률 95%를 넘어서며 완판이 임박했다.
같은 달 청약을 진행했던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 또한 초기 계약률이 60%에 불과했지만 무순위 청약 및 선착순 분양을 진행한 후 잔여물량을 모두 완판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우려를 낳았던 아파트 단지들의 완판 소식이 분양시장 회복 신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서울은 새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있는 지역이라 무순위 청약 및 선착순 분양 등을 거치면 어떻게해서든 물량 소진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금리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 한 분양시장 회복은 쉽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이어 "매수 심리가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소폭 반등에 그칠 것이며 내년 전세가격 및 금리 추이가 어떻게 되는지 본 후 분양시장 회복에 대해 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