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막대한 수익 올린 글로벌 은행들…세계서 ‘돈잔치’ 비판 커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2.2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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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고금리 환경 속 글로벌 은행들이 이자마진에 기반한 막대한 실적을 거두자 이를 향한 세계적인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글로벌 은행들에게 ‘횡재세’를 물리자는 의견도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예금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금리가 치솟자 은행들은 예대 금리차 확대로 큰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생활고를 가중시키고 중앙은행들이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있는 와중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자 영국에서부터 한국의 정치권은 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금융당국은 사상 최대 시적을 낸 은행권에 대해 ‘돈잔치’를 벌인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왔다.

현재 기준금리가 3.35%인 호주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대지만 4대은행 중 2곳의 비대면 예금금리는 0.85%(기본금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은행 중 하나인 웨스트팩에서 비대면으로 예금 계좌를 개설할 경우 연 0.85%의 기본금리에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첫 5개월 동안 우대금리 연 3.15%를 적용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은행인 호주 커먼웰스은행에선 기본금리 연 0.25%에 매월 계좌 잔액을 늘려야 연 3.75%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상품도 있다.

반면 호주 커먼웰스은행에서 표준변동금리(SVR)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경우 실질 금리(comparison rate)가 최저 연 5.47%로 안내되고 있다. 호주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VR·한국에선 LTV)에 따라 금리가 바뀌는데 LVR이 60% 미만이어야만 5.47%의 금리가 적용되고 90.01%∼95%에선 대출 금리가 7.11%에 육박한다.

이처럼 호주에서 예대 금리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 26일 인터뷰에서 "용납할 수 없다"며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대폭 늘릴 것을 촉구했다.

에이드리언 오어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 총재는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반면 예금 금리 인상 폭은 더뎌 이자마진이 지지되고 있다"며 "높은 예금금리는 인플레이션 압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영국 상황도 만만치 않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국계 주요 은행들은 지난 1년간 잉글랜드은행(BOE)의 급격한 금리인상을 예금 금리에 반영하지 않아 이달 의회로부터 비난에 직면했다.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이 안내하는 예금 상품을 살펴보면 금리가 고작 연 0.55% 수준이다. ‘블루 리워드’ 회원 대상으로 연 5.00% 예금 상품도 있는데 예금 규모가 5000파운드(약 790만원) 미만이어야 한다. 이를 웃돌 경우 예금금리는 연 0.55%로 대폭 내려간다. 반면 이 은행이 제공하는 1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실질금리가 연 6.2%(LTV 60% 기준)다. BOE는 이달 초 기준금리를 연 4.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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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의 마커스 플랫폼 홈페이지(사진=마커스 홈페이지 화면캡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통화긴축으로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5∼4.75%지만 예적금 평균 금리는 0.35%에 그친다. 골드만삭스의 개인대출 및 일반 은행 서비스 플랫폼 마커스는 예금 금리를 지난해 연 0.5%에서 현재 연 3.75%로 대폭 올렸지만 기준금리를 여전히 밑돈다. 그러나 미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2월 마지막 주 미국에서 15년,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각각 6.31%, 7.09%로 집계됐다.

심지어 인도네시아의 경우 국영은행들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5.75%)보다 4.75% 높다. 국영 은행인 BRI(PT Bank Rakyat Indonesia)의 지난해 이자마진은 7.85%로 나타났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우리 은행의 이자마진은 아마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이달 중순에 지적한 바 있다.

업계에선 금리 인상기에 이자마진이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UBS 그룹의 존 스토리 리서치 총괄은 "은행들은 금리 인하기에 따른 피해를 흡수했었어야 했고 실적 차원에서 어떤 결과가 일어났는지 목격됐다"며 "이 때문에 금리 인상기를 통해 수익성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은행권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자 스페인처럼 은행에 횡재세를 물리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초과 이자수익에 4.8%의 횡재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현재 영국에서는 은행의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최종금리까지 도달되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이슈들을 둘러싼 규제기관과 은행의 공방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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