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한 대우건설 도시정비사업…마수걸이는 언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02 15:31

GS·포스코건설 정비사업 1조원 클럽 달성 등 먼저 나가



다만 정비사업 수주 지난해 이월된 수의계약이 대부분



자잿값 상승 등 공사비 올라 조합-시공사 모두 소극적

2023030201000092500003771

▲건설사들이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분양리스크가 낮은 정비사업 역시 경쟁없이 보수적으로 접근 중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김준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대우건설이 올해는 주요 건설사 중 유일하게 아직 수주고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동구 사업장 시공권 포기 등 주택사업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돼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두 달간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을 한 건도 수주하지 않았다.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주요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을 속속 마수걸이 수주하고 있어 수주 실적이 없는 대우건설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각 사를 보면 먼저 삼성물산은 지난달 18일 가락상아2차아파트 리모델링(862가구, 3753억원)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월 고양 일산서구 강선마을 14단지 리모델링(902가구, 3423억원)과 구미 형곡4주공 재건축사업(759가구, 2237억원)을 수주하기도 했다.

GS건설은 서울 노원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996가구, 3342억원), 청량리6구역 재개발사업(1493가구, 4869억원)과, 경기 안산 선부연립1구역 재건축(922가구, 2945억원) 사업을 따내며 1조원을 넘어섰다.

포스코건설 역시 1조원 클럽을 달성했다.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843가구, 3746억원)과 평촌 초원세경아파트 리모델링(781가구, 2446억원), 신당8구역 재개발(1215가구, 3746억원), 해운대 상록아파트 리모델링(1104가구, 3889억원) 등을 따냈다.

이 외 DL이앤씨는 서울 강북5구역 공공재개발 정비사업, SK에코플랜트(현대건설과 컨소시엄)는 부산 괴정7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또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신한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수주했다고 지난 1월 공시했다.

주요 시공사들이 정비사업을 속속 수주한 가운데 대우건설은 지난달 대전 도마·변동 2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설명회에 참석했지만, 최종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 외에 현재 입찰에 참여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2021년 과천 주공5단지, 흑석11구역 등을 수주하며 처음으로 3조원 이상(3조8993억원) 수주를 달성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롯데건설과 재개발 수주를 치열하게 경쟁한 끝에 한남2구역을 도급액 7908억원 규모로 수주하는 등 수주기록(5조2763억원)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해 역시 1분기 이상 실적이 없다가 후반에 몰아치긴 했지만, 이미 여러 차례 유찰된 사업장의 수의계약을 기대할 만한 것이 있었다. 올해는 아직 수의계약 사업장마저 보이지 않는 중이다.

대신에 현재는 정비사업 등 주택사업보다는 공공건설에 먼저 성적을 보이는 중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민간구간 사업(7700억원)과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4공구 재정구간(1620억원)을 먼저 따냈다. 해외에선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를 7255억원에 수주하며 비주택에서만 2조원 가까이 수주를 기록하는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택사업은 보수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토목사업 등 공공건설 수주나 해외 인프라 사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정비사업 등 주택사업 역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이 아니더라도 현재 전체적으로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에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장이 수주경쟁 없이 유찰을 반복하며 수의계약으로 체결되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이 최근 수주한 사업장들 대부분 지난해 시공사 선정에서 이월된 것이었다.

조합 입장에선 자재가격이 오르다 보니 공사비를 걱정하고, 건설사는 공사비가 올라 수익성이 떨어져 수의계약이 잦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서울 재개발·재건축사업 중 서울 영등포구 남성아파트는 롯데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으나 유찰돼 재입찰 공고에 들어갔다. 앞서 동대문구 청량리8구역도 롯데건설 1곳만 입찰해 참여해 시공사 선정 작업이 미뤄졌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고금리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내외부 영향에 의해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다 보니 건설사들이 사업을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어 당분간 ‘묻지마 수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jh123@ekn.kr

김준현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